정몽규 장남 HDC 자사주 매입...경영승계 밑그림 시작되나

입력 2019-07-08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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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 주가 바닥권 도달하니 정몽규 아들 지분 본격 매집

▲3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정몽규 회장의 장남 정준선 씨가 올해 초 0%였던 지분율을 0.15%까지 끌어올렸다. (전자공시시스템)
▲3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정몽규 회장의 장남 정준선 씨가 올해 초 0%였던 지분율을 0.15%까지 끌어올렸다. (전자공시시스템)
HDC그룹 정몽규 회장의 세 아들이 올해 처음으로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지주회사 주식을 취득하면서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정 회장의 세 아들 정준선(92년생), 정원선(94년생), 정운선(98년생) 씨가 5월 9일부터 이달 초까지 32억 원 규모로 HDC 자사주 20만4000주를 장내에서 매입했다.

3형제는 각자 보유예금과 매수한 HDC 주식 일부를 담보로 차입금을 마련해 매입 자금을 조달했다. 준선 씨는 5월 10일과 13일에 두 차례에 걸쳐 각각 1만3000주, 3만 주를 매입했다. 6억 원의 매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HDC 보통주 4만 주를 담보로 한 3억5000만 원 규모로 차입금을 마련하기도 했다.

3형제 중에서도 지분 매집에 가장 적극적인 인물은 장남인 준선 씨다. 준선 씨는 5월 1만7000주를 시작으로 이달 3일까지 보유 주식 수를 9만 주로 끌어올렸다. 준선, 원선, 운선 씨의 HDC 지분율은 각각 0.15%, 0.11%, 0.09% 순이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승계 과정에 잡음이 없도록 내부에서 이미 정리를 끝내놓고 지분 확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아울러 3형제의 지분 매입에 따른 지분율 순위 변동도 주목할 만하다. 정 회장의 여동생 정유경 씨와 그의 남편인 노경수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는 각각 0.37%, 0.49%의 지분율로 개인주주로서는 정 회장(33.36%)의 뒤를 잇고 있다. 유경 씨와 준선 씨 지분 간 격차가 여전히 있으나 지분 매입이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두 사람 간 지분 역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정 회장의 세 아들이 올해 지분 매입에 나선 것은 HDC의 주가가 바닥권에 있어 적기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HDC 주가는 최근 6년 내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9월 2만7750원까지 올라갔던 HDC 주가는 내림세를 보이면서 올해 7월에는 1만4900원대를 기록했다. HDC의 52주 최저가는 1만4850원이고 3형제의 평균 주식 취득 단가가 1만5000원대 중반이다. 주가 하락기에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지분 확보 부담을 덜 수 있다.

HDC 관계자는 4일 이와 관련해 “개인적인 사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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