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황 부진이 이어지고 스마트폰 실적도 다소 부진했지만, 디스플레이의 일회성 수익과 함께 가전 등에서 실적을 받쳐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디스플레이 부문 일회성 수익을 뺄 경우, 컨센서스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결국 일회성 수익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2분기 성적표에 대한 평가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5일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이 매출은 56조 원, 영업이익은 6조5000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로는 56.3% 줄어든 수준이지만, 전분기보다는 4.3% 늘어난 것이다.
삼성전자는 잠정실적 발표 시 사업 부문별 실적은 공개하지 않는다.
하지만 투자 업계는 지난해 4분기부터 이어지던 반도체 불황이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어 관련 실적이 정체됐고, 디스플레이와 가전은 전분기보다 나은 실적을 기록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먼저 반도체 부문은 전분기 4조 원대에서 3조 원대 수준으로 내려갔을 것으로 보는 관측이 우세하다.
미·중 무역 전쟁 등으로 반도체 재고가 쌓이면서 주력 제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크게 떨어진 탓이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D램 가격(DDR4 8Gb 고정거래가격)은 개당 3.31달러로 5월(3.75달러)보다 11.73%나 떨어졌다.
지난달 올 들어 처음으로 두 자릿수 하락세를 벗어났지만, 다시 큰 폭 내림세를 이어가면서 3달러 선까지 위태로워졌다.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9월(8.19달러)과 비교하면 무려 60% 가까이 하락했다.
반면 삼성전자가 최근 주력하고 있는 시스템 반도체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비메모리 분야의 매출은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디스플레이는 흑자 전환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주요 고객사로부터 손실 관련 보상금을 받으면서 최소 3000억 원에서 최대 9000억 원의 일회성 수익이 포함됐을 것이란 게 투자 업계의 분석이다.
이밖에 중화권 스마트폰에서 OLED 패널 채택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고, 하반기까지도 실적 상승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은 영업이익이 지난 분기보다 소폭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TV 판매량은 감소했지만, 에어컨 성수기 효과와 냉장고 신제품 출시로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뒀을 것이란 추측이다.
모바일·IT(IM) 부문은 무선 사업부와 네트워크 사업부가 전분기 대비 각각 악화, 개선됐을 가능성이 크다.
스마트폰은 갤럭시S10 시리즈 판매가 기대에 못 미쳤고, 미국 아이폰 판가 인하 등 경쟁 심화로 한계를 겪은 것으로 봉니다. 반면, 네트워크 사업부는 국내 5G 상용화 본격 추진으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IM의 경우 분기말 갤럭시S 시리즈의 판매 둔화와 중저가모델 의 제조비용 부담 탓에 무선 영업이익은 1조3000억 원 수준에 그쳤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영업이익은 갤럭시노트7 소손 사태가 있었던 2016년을 제외할 경우, 9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김 연구원은 또 "당사는 디스플레이 부문 일회성 수익을 9000억 원 수준으로 추정한다"며 "이를 제외할 경우, 시장 컨센서스에 못 미치는 실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