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글로벌 투자은행 도이체방크가 수익성 개선을 위한 대대적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도이체방크 감독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고 강력한 구조조정안을 통과시켰다. 구조조정안은 1만8000명을 감원하고 글로벌 주식 판매 및 거래 부문을 축소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2022년까지 총 7만4000여명의 글로벌 인력 중 약 25%에 해당하는 1만8000명을 감원해 향후 몇 년간 190억 달러(약 22조3155억 원)의 분기당 비용을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티안 세빙 도이체방크 최고경영자(CEO)는 구조조정안 발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도이체방크는 오늘 회사의 기초를 뜯어고치기 위한 중대한 변화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지난 5월 주주들과의 만남에서 실적 부진에 따른 수익성 개선을 위한 강력한 구조조정을 시사한 바 있다.
도이체방크가 오는 25일 발표할 2019년 2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31억 달러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미국 월가의 대형은행들과 겨룰 만큼 성장했던 도이체방크는 2000년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악화된 투자은행업 부문 수익을 회복하지 못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특히 지난해 고객이 범죄 행위를 통해 얻은 돈을 해외 계좌로 옮겨줬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경영상 어려움이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거래 은행으로, 지난 3월 미 하원 정보위원회와 금융서비스위원회로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금융 기록을 제출하라는 요구를 받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지만 연방 법원은 도이체방크가 미 하원에 해당 자료를 제출하라고 판결했다.
도이체방크는 4월 업계 2위 코메르츠방크와 인수 합병을 논의했지만 합병 과정에서 감수해야 할 리스크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협의를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