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저가항공사인 ‘플라이어딜(Flyadeal)’이 7일(현지시간) 30대에서 최대 50대까지 보잉 737맥스 여객기를 주문하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대신 경쟁 기종인 에어버스 A320 네오 구매를 50대까지 확대하기로 했다고 미국 CNN방송이 보도했다.
보잉은 지난해 10월 말과 올해 3월 인도네시아와 에티오피아에서 치명적인 두 건의 737맥스 추락사고가 발생한 이후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 고객의 신뢰를 얻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737맥스 여객기는 3월 에티오피아 사고 이후 전 세계에서 운항과 인도 모두 중단된 상태다.
플라이어딜은 이날 성명에서 보잉이나 추락사고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에어버스 A320네오 주문을 50대까지 늘려 항공기 편대 규모를 크게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플라이어딜은 “6월 프랑스 파리 에어쇼에서 모회사인 사우디항공코퍼레이션과 에어버스 간에 해당 계약이 체결됐다”며 “이번 주문으로 자사의 미래 전체 여객기가 모두 A320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플라이어딜은 지난해 12월 보잉으로부터 737맥스 여객기를 30~50대까지 구매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계약 규모는 정가 기준으로 최대 59억 달러(약 6조9400억 원)에 달하는 것이었다.
보잉은 지난달 파리 에어쇼에서 영국 브리티시항공의 모회사인 IAG로부터 200대에 달하는 737맥스 주문을 받아 모처럼 전 세계 항공사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는 수개월 만에 처음으로 이뤄진 737맥스 주문이었다. 그러나 사우디 항공사의 이탈로 신뢰 회복까지 갈 길이 멀다는 점을 다시 확인하게 됐다.
에어버스는 보잉 737맥스에 대한 우려로 자사가 이득을 보고 있다는 시각을 부인했다. 에어버스는 연비가 대폭 개선된 A320네오 기종은 2024년까지 판매가 거의 매진된 상태라고 강조했다. 플라이어딜의 주문은 에어버스가 단기적으로 해당 항공기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