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테크놀로지에 대한 자국 기업들의 제품 판매를 일부 허용할 예정이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국가안보에 위협이 없는 제품에 한해 미국 기업들에 수출면허를 발급할 것“이라며 “2주 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무역협상 관련 별도 회담을 갖고 지시한 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로스 장관의 언급을 두고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선별적으로 완화하겠다는 의미라고 WSJ는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오사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무역협상 재개에 합의했다. 또 화웨이에 대한 미국 기업들의 더 많은 판매를 허용할 것이라며 제재 완화를 시사했다.
한편, 로스 장관은 화웨이가 거래제한 명단에 계속 남을 것이란 점을 강조했다. 일부 거래를 허용하지만 블랙리스트에는 그대로 남겨둔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미국 기업들은 화웨이에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우선 수출면허 신청을 해야한다. 상무부는 ‘거부 추정’ 원칙 하에 면허 발급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기업 관계자들은 로스의 이날 발언에 대해 “명확성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더그 제이콥슨 무역 분야 변호사는 “제재 완화가 안되는 부분이 어딘지에 대해 명확하지가 않다”며 “기업들이 할 수 있는 일은 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이후 어떤 유형이 승인을 받을 수 있고 또 받을 수 없는지에 대해 판단하는 것 뿐”이라고 평가했다.
중국도 일부 제재 완화 조치에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중국은 미중 무역협상 합의 전제조건으로 화웨이에 대한 완전한 제재 해제를 요구해 왔다.
트럼프 미 행정부는 지난 5월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화웨이를 비롯한 계열사를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미국 기업들이 부품 판매 등 화웨이와 거래를 하려면 미 정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