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의 굴욕...‘세계 1위 항공기 제조사’ 타이틀 에어버스에 내줄 위기

입력 2019-07-10 13:37 수정 2019-07-10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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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판매대수 전년비 37% 급감한 239대…에어버스는 389대로 보잉 압도

보잉이 베스트셀러 기종이던 737맥스 항공기 추락사고 여파로 8년 만에 세계 1위 항공기 제조사 타이틀을 유럽 에어버스에 빼앗길 위기에 몰렸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보잉은 이날 상반기 항공기 판매대수가 총 239대로 전년 동기(378대) 대비 37%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보잉 몰락의 원인인 737맥스 기종은 3개월 연속 수주가 제로(0)였다. 지난해 10월과 올해 3월 각각 인도네시아와 에티오피아에서 탑승자 총 346명 전원이 사망한 추락사고가 발생한 이후 737맥스는 3월 중순부터 전 세계에서 운항이 중단된 상태다.

737맥스 혼란은 보잉의 명성에 막대한 타격을 입힌 것은 물론 재정적으로도 커다란 압박을 가하고 있다.

보잉은 지난 4월 737 기종 생산을 종전보다 20% 가까이 줄여 현재 매월 42대 속도로 생산하고 있으며 생산 확대 계획도 보류했다. 재고로 남아있는 737맥스 항공기는 150대가 넘는다. 미국 항공사들이 보유한 737맥스 약 380대도 운항이 멈춘 상태여서 항공사 측이 보잉에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보잉은 737맥스 운항재개를 위한 결함 수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9월 말 전에는 승인을 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항공당국이 운항 재개 승인을 하더라도 현재 놀고 있는 비행기들이 다시 가동되려면 수개월의 시간이 더 걸린다고 WSJ는 지적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보잉이 737맥스 판매를 정상으로 되돌리기까지 수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라이벌 에어버스는 737맥스를 대체하기 위한 항공사 수요가 몰리면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에어버스는 올해 상반기 389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303대에서 늘어난 수치다. 주력 기종이자 737맥스와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A320네오 생산 확대 계획도 이미 밝힌 상태다.

에어버스는 올해 전체로는 880~890대를 납품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는 항공기 제조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다. 당초 보잉은 올해 판매대수가 최대 905대에 이를 것으로 기대했으나 737맥스 위기로 판매목표 제시를 중단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에어버스는 연간 기준으로도 2011년 이후 8년 만에 세계 1위 항공기 제조사 왕좌를 탈환하게 된다.

에어버스는 상반기 실제 판매대수가 올해 전체 목표의 절반에 못 미쳤다. 그러나 에어버스는 일반적으로 판매가 하반기에 몰린다고 WSJ는 전했다.

보잉 주가는 에티오피아 추락 사고가 나기 전인 3월 고점에서 지금까지 약 18% 하락했다. 반면 에어버스는 올해 주가가 47% 이상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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