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무소속 돌풍’ 로스 페로 별세…향년 89세

입력 2019-07-10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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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19% 득표율로 화제 모아…자수성가 사업가로도 유명

▲1990년대 미국 대선에서 무소속 돌풍을 일으켰던 억만장자 로스 페로가 9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사진은 페로가 2012년 4월 5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포트브랙의 미군 기지를 방문하고 있다. 포트브랙/로이터연합뉴스
▲1990년대 미국 대선에서 무소속 돌풍을 일으켰던 억만장자 로스 페로가 9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사진은 페로가 2012년 4월 5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포트브랙의 미군 기지를 방문하고 있다. 포트브랙/로이터연합뉴스
1990년대 미국 대선에 두 차례나 출마해 ‘무소속 돌풍’을 일으켰던 억만장자 로스 페로가 세상을 떠났다.

로스 페로는 최근 5개월간 백혈병 투병을 한 끝에 9일(현지시간) 텍사스주 댈러스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미국 CNN방송이 보도했다. 향년 89세.

페로는 텍사스 출신의 자수성가한 억만장자이며 1992년과 1996년 두 차례 미국 대선에 민주·공화 양당 소속이 아닌 ‘제3의 후보’로 출마했다.

특히 1992년 대선에서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기성 정치인에 실망한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무려 19%의 득표율을 얻는 돌풍을 일으켰다.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빌 클린턴(43%)이 아버지 조지 H.W. 부시(38%) 전 대통령을 이겼다.

이후 아버지 부시는 2012년 HBO의 다큐멘터리에 출연해 페로의 출마로 자신이 패배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페로의 득표율은 1912년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27% 지지를 얻은 이후 무소속 또는 제3의 후보로서 가장 높은 기록이다.

페로는 개혁당을 만들어 1996년 대선에 재도전했지만 이때는 득표율이 8%에 그쳤다. 두 번째 대선 출마 이후로는 1988년 자신이 설립한 페로시스템스코퍼레이션의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에 올랐으며 2000년에 이를 아들인 로스 페로 주니어에게 물려줬다. 9년 뒤 델이 페로시스템스를 39억 달러(약 4조6086억 원)에 인수했다.

페로는 자수성가 사업가로도 유명하다. 그는 1953년 미국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4년간 군 복무를 한 뒤 IBM에서 세일즈맨으로 일하다가 1962년 부인으로부터 1000달러를 빌려 일렉트로닉데이터시스템즈(EDS)를 세웠다. EDS는 빠르게 성장해 1968년 증시에 상장했으며 제너럴모터스(GM)가 1984년 이를 25억 달러에 인수했다.

정치가와 사업가로서의 이력 이외에도 페로는 1969년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군 포로들에게 식량과 의약품을 제공하려는 시도로 주목을 받았다. 또 1979년 이란 혁명 시기 EDS 직원 2명을 성공적으로 구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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