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7월 금리인하 기정사실화…파월 “무역마찰이 전망에 부담”

입력 2019-07-11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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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FOMC 회의록 “경제전망에 위험·불확실성 크게 높아져”…10년여만의 첫 인하 임박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0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0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방침을 기정사실화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무역마찰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려가 미국 경제전망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밝혀 금리 인하 깃발을 꽂았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이 지난달 금리 인하의 문을 연 이후로 제조업과 무역 투자 등이 전 세계에서 약화하고 있다는 견해를 뒷받침하는 데이터들이 충분하게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6월 고용보고서에서 미국의 일자리가 예상보다 많이 증가한 것은 좋은 뉴스”라며 “그러나 균형을 기울게 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임금은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만큼 오르지 않았다. 사실 여전히 인플레이션은 낮다”고 설명했다. 또 “6월 회의 이후에도 중국과의 무역마찰이 계속해서 미국 경제전망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에 오는 30~31일 열리는 다음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예상이 강해졌다. 미국 연방기금 금리 선물시장에서 트레이더들은 이미 이달 말 연준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을 100%로 보고 있다. 0.25%포인트 낮출 것이라는 견해가 71%로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29%는 0.50%포인트로 대폭적인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JP모건체이스의 마이클 페로리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이달 FOMC에서 연준이 통화정책 완화 방향으로 기울 가능성이 강하게 제시됐다”며 “고용지표 개선보다 경제전망에 걸림돌이 되는 불확실성을 강조하는 연준의 태도에는 변함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연준이 이날 공개한 6월 FOMC 회의록도 금리 인하 견해를 뒷받침했다. 회의록은 “경기 불확실성이 계속되면 조만간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것이 정당화된다”며 “회의 참가자들은 경제전망에 위험과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명기했다.

연준이 7월 말 FOMC에서 금리를 낮추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2월 이후 10년여 만에 처음으로 금리 인하에 나선 것이다. 연준은 2014년 10월 양적완화를 종료하고 2015년 말부터 금리 인상 노선을 재개했지만 통화정책에 다시 커다란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준을 거듭 압박하는 것도 통화정책 전환에 영향을 미쳤다고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경쟁하려면 연준은 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연준의 독립성과 관련해 “법은 확실하게 나에게 4년 임기를 보장했다”며 “나는 그것을 지키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트럼프가 파월을 연준 이사로 강등하는 방안까지 언급하고 있어 연준은 조직 방어 측면에서도 금리 인하를 미루기가 어렵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시장은 연준이 이달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자 환호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이 전해지고 나서 뉴욕증시 S&P500지수는 장중 사상 처음으로 3000선에 올라섰다. 미국 국채 가격은 상승했으며 달러화 가치는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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