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혁명수비대 소속 선박들이 글로벌 원유 핵심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에서 페르시아만으로 나가는 영국 유조선을 나포하려고 시도했다고 11일(현지시간) CNN방송이 미국 정부 관리들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영국 유조선 ‘브리티시헤리티지’호에 전날 이란 선박들이 접근해 항로를 바꿔 이란 영해에 진입한 뒤 멈출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유조선 뒤를 따르던 영국 구축함 ‘몬트로즈’함이 구두 경고를 하자 이란 선박들이 물러났다.
미국 비행기가 상공에서 당시 상황을 동영상으로 촬영했으나 이를 입수하지는 못했다고 CNN은 덧붙였다.
몬트로즈함은 소형 선박 격퇴에 특화된 30mm 함포가 갑판에 장착돼 있다. 영국 관리들은 이전에 몬트로즈함이 호르무즈해협에서 해상 안전 임무를 맡고 있다고 확인했다.
영국 국방부는 성명에서 “국제법에 반해 세 척의 이란 선박이 상선의 항로를 방해하려 했다”며 “몬트로즈가 이란 선박과 영국 유조선 사이에 자리를 잡고 이란 선박에 구두 경고를 발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이 행동에 우려하고 있다. 이란 당국이 이 지역 긴장을 완화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란 반관영 통신사 파르스는 이날 혁명수비대가 영국 유조선 나포 시도는 자신들이 한 일이 아니라고 부인했다고 전했다. 혁명수비대는 “만일 우리가 외국 선박 나포 명령을 받았다면 해군이 주저하지 않고 신속하게 움직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영국령 지브롤터 당국이 지난주 시리아로 향하는 것으로 의심된 이란 유조선을 억류하면서 이란이 보복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됐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전날 오전 “영국은 우리 유조선 억류에 따른 결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