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돈 PD 뒤늦은 황토팩 보도 사과…"故 김영애 문상, 용기 안 났다"

입력 2019-07-12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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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고발'과 '먹거리X파일' 등 탐사보도 프로그램에서 활동한 이영돈 PD가 배우 고(故) 김영애에게 뒤늦게 사과했다. 두 사람은 과거 황토팩 안정성 문제를 놓고 오랜 기간 대립했는데, 당시 이 PD의 보도내용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PD는 11일 중구 태평로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몇 년 전 방송을 하다 일생일대의 큰일을 맞았다"라며 "2007년 (KBS 시사고발프로그램 '이영돈 PD의 소비자고발'을 통해) 김영애 씨가 사업한 황토팩에서 쇳가루가 검출됐다는 보도를 했던 일"이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보도 이후 소송이 5년간 이어졌는데 고인이 받았던 고통을 느끼며 오랫동안 사과하고 싶었으며 나 역시 오랜 기간 괴로웠는데 사과할 시점을 잡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이후 해당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2012년 대법원은 이 PD가 진실로 믿을 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었고, 보도 목적도 공익을 위한 것이라며 이 PD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이 PD가 승소했다.

그러나 김영애가 2017년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과거 황토팩 소송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PD는 대중적 비판을 받았다.

이 PD는 "김영애 씨가 돌아가셨을 때 '너 문상 안 가냐'라는 댓글들도 봤다"라며 "저도 가고 싶었지만, 용기가 안 났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관련 얘기가 나올 때마다 사과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늦어진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이윽고 "늦은 걸 알지만, 김영애 씨께 사과하고 싶다. 하늘에서 편히 쉬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사과하면 편해질까 했지만, 역시 아니다"라며 "내가 평생 지고 가야 할 짐이다. 김영애 씨는 꿈에도 한 번씩 나온다"라고 밝혔다.

이 사안과 관련해 이 PD가 공개적으로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년 공백 기간을 가진 그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건강한 먹거리 관련 콘텐츠 제작과 식품 생산 사업을 준비했다.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과거 일들을 털고 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PD는 3년 전 만든 더콘텐츠메이커를 폴 뉴먼이 세운 '뉴먼스 오운' 같은 식품회사로 키우고 싶다며 "양심적인 먹거리로 공익적 사업을 하고 싶다. 건강과 장수에 대한 비법도 체계화하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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