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의 역설] 강남 새 아파트 호가 줄줄이 '고고'

▲서울 서초구 잠원동 래미안신반포팰리스 전경(사진=삼성물산)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앞두고 서울 강남권 신축 아파트 집주인들이 호가를 줄줄이 높이고 있다. 재건축 사업 지연에 따른 공급 부족으로 신축 아파트의 희소성이 더 커져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1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16년 입주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 ‘래미안신반포팰리스’ 전용면적 84.49㎡(11층)는 이달 1일 22억3000만 원에 팔렸다. 지난해 8월 고점(21억9500만 원)을 넘어선 신고가에 거래된 것이다.

실거래가뿐 아니라 호가(집주인이 팔려고 부르는 가격)도 오름세다. 잠원동 G공인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최근 호가를 1억~2억 원씩 올리고 있는데, 네이버 포털에서 22억~23억 원으로 올라가 있지만 현장에선 집주인들이 24억~25억 원을 부른다”며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확대 시행 방침에 신축 아파트의 희소성이 커지면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최대한 끌어올리려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입주한 지 얼마되지 않은 신축 아파트뿐만 아니라 준공한 지 5년 이하인 강남권 아파트들도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추진 흐름 맞춰 일제히 호가가 상승하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동에 올해 2월 준공한 ‘래미안블레스티지’는 지난달 28일까지 전용 84.49㎡가 20억~22억 원을 형성했으나 이달 12일 기준 2주 만에 21억~23억 원으로 1억 원 올랐다. 2015년 입주한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1단지 전용 94㎡는 13일 기준으로 종전 대비 5000만 원 오른 29억 원을 호가하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분양가 상한제 규제로 정비사업의 수익 감소가 가시화되면 초기 단계의 재건축ㆍ재개발 사업 추진의 속도가 저하되고 장기적으로 강남권 주택 공급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며 “이에 입주 5년 차 이하 새 아파트의 희소성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장기적으로 강남권 새 아파트값 오름세로 연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