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출규제 여파에… 메모리 가격 한주만에 최고 13% 급등

입력 2019-07-15 13:22 수정 2019-07-15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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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의 대(對)한국 소재 수출 규제 발표 이후 주요 메모리 반도체의 현물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전문가들은 추세적인 상승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다른 요인들과 맞물려 반도체 업황의 '바닥 통과' 가능성은 커졌다고 분석한다.

15일 관련 업계와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 등에 따르면 PC에 주로 사용되는 DDR4 8기가비트(Gb) D램 제품의 현물 가격은 지난주 3.26달러로 거래를 마치면서 일주일 전(3.03달러)에 비해 7.6%나 올랐다.

특히 상대적으로 저사양 제품인 DDR3 4Gb 현물가는 지난 12일 1.60달러를 기록하면서 주간 상승폭이 무려 12.7%에 달했다. 지난 10일 3.5% 오른 데 이어 11일과 12일에도 4.7%와 3.9%나 상승했다.

이와 함께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와 USB 드라이브 등에 사용되는 64Gb MLC(멀티플 레벨 셀) 낸드플래시 제품 현물 가격은 2.42달러로, 일주일 전(2.35달러)보다 2.8%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3D 256Gb TLC(트리플 레벨 셀) 낸드플래시 가격은 2.94달러로 거의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지난해 말부터 급락세가 이어진 데 따른 반발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데다 최근 일본의 일부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가 시장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유진투자증권의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재고 수준을 고려하면 메모리 가격이 오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그러나 한일 갈등에 따른 불안감에 의한 매수 문의가 증가하고 있고, 일부 현물시장 딜러들의 호가 조정으로 '노이즈'가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과도한 재고 부담을 감안하면 현물가격 상승이 고정거래가격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한일 갈등을 이용한 현물시장 딜러들의 인위적 호가 조정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일본 도시바(東芝)의 미에(三重)현 욧카이치(四日市) 공장 정전에 따른 생산라인 가동 중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생산 감축설 등과 함께 한일 갈등에 따른 반도체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메모리 가격의 반등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가격 반등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서는 오히려 불안감이 더 큰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업황 사이클만 보면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하지만 워낙 불확실성이 커서 기업들이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라면서 "문제는 이런 변수가 산업 차원이 아닌 글로벌 역학 관계에 따른 것이어서 기업으로서는 해결에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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