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기 상황에 정치 지도자들이 머리를 맞대는 모습은 그 자체로 국민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며 “문 대통령과의 회담을 제안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제1야당으로서 일본 수출규제 문제에 대해 대책을 함께 고민하고 초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특히 황 대표는 그간 고집해온 ‘일대일 회동’에서 탈피해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함께 회동하는 형식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황 대표는 “어떤 형식에도 불구하고 경제를 살리고 국가를 지키고 국민들 돕기 위한 모든 방식의 회동에 다 동의한다”고 설명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황 대표가 사실상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회동을 수락한 것으로 보여 환영한다”며 “지금이라도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함께 모여 남북 판문점 회동, 일본 경제보복 대응 등 현안에서 초당적인 논의를 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회담 형식’을 둘러싸고 ‘대통령-5당 대표 회동’을 주장한 청와대와 ‘일대일 회동’을 고수한 한국당의 입장차가 그간 회동에 걸림돌이 돼왔다. 황 대표가 이날 어떤 형식의 회동이든 수용하겠다는 쪽으로 선회했고, 한국당을 제외한 다른 야당도 거부할 이유가 없는 만큼 조만간 회동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변수는 남아 있다. 여야 간 실무협의 과정에서 형식이나 의제 등을 두고 의견이 갈릴 수 있다. 최근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임명과 정경두 국방장관 등 외교·안보라인 경질 주장 등을 두고 여야 간 대립이 격화하고 있어 인사문제의 의제 포함 여부가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이날 북한 목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에서 군 경계 실패, 해군 2함대 허위 자수 사건 등 최근 잇따른 군 기강 해이 등을 문제 삼아 정경두 국방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공동으로 제출했다. 반면 민주당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여야의 ‘강대강 충돌’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