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農心' 찾아 떠나는 이대훈 농협은행장…'내 휴가지를 알리지 말라'

입력 2019-07-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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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정 지원 방안 등 모색…홀로 2박3일 '팜스테이' 떠나

▲이대훈 NH농협은행장.
▲이대훈 NH농협은행장.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이 이번 여름휴가에 비서, 운전기사 등 수행원들을 떼놓고 홀로 ‘팜스테이’를 떠난다. 휴가지에서도 발로 뛰며 농촌 민심을 듣는 농촌 지도자형 면모가 발휘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이 행장은 기자와 만나 “이달 말 2박 3일간 팜스테이로 여름휴가를 떠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팜스테이(farm stay)는 농가에서 숙식하면서 농사, 생활, 문화 체험과 마을 축제에 참여할 수 있는 농촌체험 여행 프로그램이다. 이 행장은 측근에게 휴가 장소를 알리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행장 직위를 숨긴 채 직접 차를 몰고 인근 농가에서 머물며 밑바닥 농심을 듣겠다는 의지다.

이 행장은 이번 휴가를 통해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위한 사회공헌 프로그램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예정이다.

이 행장은 “농촌 다문화가정에서는 자녀들을 학원에 보내기 어려운 환경 등으로 2세 걱정이 많다고 들었다”며 “다문화가정 부모들에게 한국에 살면서 제일 어려운 게 뭔지 직접 물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지역마다 있는 마을회관에 책상, 칠판 등 기자재를 지원하고 전국에 있는 우수한 농협 직원들이 재능기부를 할 수 있지 않을까란 구상을 했다”고 조심스레 밝혔다. 일부 지역공동체에서 진행 중인 ‘야간 마을학교’ 개념과 비슷하다.

그는 “임기 때만 잠깐 하는 게 아니라 최소 10년가량은 진정성 있게 가야 한다”며 “농협은행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국민의 농협’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녁에는 들고간 책 3권을 탐독하며 임기 후반기 경영 구상에 몰두할 예정이다. 이 행장은 2018년 취임 초부터 ‘디지털 부문에서는 확실히 리딩뱅크가 되겠다’는 목표를 두고 동분서주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말부터 매주 월요일 오후 5시간은 NH디지털혁신캠퍼스로 출근해 업무를 본다. 1일 이 행장은 IT 등 디지털 관련 4개 부서 실무자 40명과 3시간가량 끝장토론을 하기도 했다.

이 행장은 최근 디지털전환(DT·Digital Transformation) 전략의 일환으로 ‘올원뱅크’의 사업 고도화 작업을 위한 태스크포스(TF) 설립을 지시했다.

현재 경영전략 컨설팅 업체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으로부터 자문을 받고 있다. 11월 말 올원뱅크 분사 등 디지털 관련 구체적 결론이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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