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친환경차…수소전기차는 충전 대란(大亂)

입력 2019-07-16 18:00 수정 2019-07-16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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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19-07-16 17:3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상반기 수소전기차 판매 작년 2배…서울 상암과 양재 충전소 연말 일시 폐쇄

“저까지 5대 대기 중인데 이 정도면 앞으로 3시간쯤 걸립니다. 수소 충전에 2시간 대기는 기본이에요.”

16일 서울 양재동 수소충전소에서 만난 수소전기차 넥쏘 운전자 김모(39)씨는 하염없이 충전만 기다리고 있다. 충전을 기다리던 일부 운전자는 인근 편의점에서 간단한 식사거리를 사와 차 안에서 점심을 때우고 있었다.

▲16일 현대차 넥쏘가 서울 양재동 수소충전소에서 충전을 기다리고 있다. 수소전기차 4대를 충전하는데 2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김준형 기자 junior@
▲16일 현대차 넥쏘가 서울 양재동 수소충전소에서 충전을 기다리고 있다. 수소전기차 4대를 충전하는데 2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김준형 기자 junior@

이날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최근 7년 사이 자동차 수출이 4.2% 감소했다.

반면, 수소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 수출은 연평균 33.1%씩 증가했다. 작년 친환경차 수출은 19만6000여 대로 전체 자동차 수출 가운데 8.0%를 차지했다.

친환경차, 특히 수소전기차 분야에서 국내 기업이 독보적인 기술을 지녔으나 막상 국내 수소 충전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해 친환경차 확산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초기 수소전기차는 전기차보다 충전 시간이 짧아 관심을 모았다.

전기차 급속충전에 최소 4시간이 걸리지만 수소전기차는 10분 안팎이면 충분했다.

그럼에도 수소전기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충전 대란에 휘말리고 있다. 이유는 충전이 아닌, 충전을 위한 대기 시간 탓이다.

수소전기차에 수소를 채워넣는 시간은 10분 정도다. 그러나 앞차가 충전을 마치면 이후 재충전까지 충전압을 다시 채워야 한다, 이 시간이 약 15분이다. 결국 1시간에 2~3대 충전하기도 어렵다는 뜻이다.

작년 정부 보조금에 힘입어 수소전기차 넥쏘는 총 727대가 국내에 팔렸다. 올해는 6월까지 지난해 보다 2배 많은 1546대가 팔렸다.

반면 수도권 수소충전소는 여전히 서울 상암동과 양재동 두 곳 뿐이다. 심지어 상암동 충전소는 충전압력이 부족해 50%만 채울 수 있고, 심지어 주말에는 쉰다.

하반기에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내달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수소충전소가 오픈하면 상암동과 양재동 수소충전소는 일시 폐쇄한다. 고장과 설비 노후화 탓에 대대적인 재정비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약 3개월의 재정비 기간동안 서울에서는 여의도 국회의사당 충전소만 운영된다. 서울과 인근지역 1500여 대의 수소전기차가 국회 앞으로 몰려들 판이다.

상황이 이렇지만 수도권은 물론 전국 주요 거점의 수소충전소 계획은 지지부진하다.

경기도의 경우 6월까지 하남드림휴게소 수소충전소 준공을 공언했으나 결국 8월로 미뤄졌다.

평택시의 경우 공모를 통해 선정한 수소충전소 사업자가 적자를 우려해 사업포기 의사를 밝혔다. 정부가 사업 초기 고정비 부담을 덜어주지 않는다면 당분간 수소 충전 대란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양재동 수소충전소의 경우 하반기 설비 개선작업을 거치면 충전기가 추가되면서 현재보다 2배 많은 수소전기차 충전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정부와 연계해 고속도로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충전 인프라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전보다 크게 개선됐으나 전기차 충전 인프라도 미비하기는 마찬가지다.

30분이면 전기차 배터리를 완충하는 급속충전기가 빠르게 보급됐지만 전국 약 1만2000곳에 달하는 주유소 가운데 전기차 충전기가 설치돼 사용할 수 있는 곳은 59곳에 불과하다.

이처럼 주유소 충전기 설치가 더딘 이유는 운영해도 수익성이 좋지 않고, 충전기를 설치할 정도로 충분한 공간을 가진 주유소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전기차 등록 대수는 7만2814대로 전체의 0.3% 수준에 불과하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수소와 일반 전기차 충전시설 확충은 정부의 지원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적극적인 정부의 지원이 친환경 차량의 확대를 이끈다는 점에서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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