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제작현장에 종사하는 스태프 중 감독, 프로듀서(PD) 등 팀장급을 제외한 프리랜서는 근로자로 인정된다.
17일 고용노동부는 4월부터 지난달까지 KBS의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 국민 여러분, 닥터 프리즈너, 왼손잡이 아내 등 4개 드라마 제작 현장에 대한 근로감독 결과 스태프 184명 중 75%(137명)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했다.
그동안 드라마 제작현장 스태프는 다단계 하도급 구조로 복잡한 계약관계에 따라 근로자로서 법적 지위가 불명확해, 법적 보호를 받지 못했다.
고용부가 4개 드라마 제작 현장 스태프 다수를 노동자르 인정한 것은 명목상 프리랜서인 이들이 실질적으로는 노동자라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고용부는 "팀장급 스태프와 팀원이 체결하는 계약은 형식적으로는 업무위탁계약이지만, 팀장급 스태프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등 사용·종속 관계에 있어 근로계약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외주 제작사가 스태프와 직접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하기도 한다. 고용부는 이 경우도 업무위탁계약은 실질적으로 근로계약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외주 제작사와 감독·PD 등 팀장급 스태프가 체결하는 계약은 팀장급 스태프가 해당 분야의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본인 책임하에 독자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근로계약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드라마 제작현장에서는 연장근로 제한 위반, 최저임금 위반, 서면 근로계약 미작성 등 노동법을 위반한 사례가 대거 적발됐다.
4개 드라마 제작에 참여한 외주 제작사와 도급 업체 등 21개 사업장 가운데 연장근로시간 제한을 위반한 곳은 8곳에 달했다. 특히 일부 사업장은 한 주 최대 33시간까지 연장근로를 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최저임금의 경우 3곳에서 3명에게 220여만 원을 미지급했다.
고용부는 이번 근로감독 결과에 따라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에 대해 신속하게 시정하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다만 고용부는 드라마 제작현장 스태프들의 노동조건이 지난해 근로감독 결과와 비교할 때 상당 부분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3~10월 3개 드라마 제작현장을 대상으로 근로감독한 결과 1일 평균 근로시간이 15.2시간이었는데, 올해 감독 때는 12.2시간으로 줄었다. 1주 평균 근무일수도 5.6일에서 3.5일로 감소했고, 1주 평균 연장근로시간은 28.5시간에서 14.1시간으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