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 사회를 앞둔 현재, 최근 정부가 발표한 지역사회통합돌봄 제도는 병원과 요양시설, 복지시설, 재활시설 등 시설에서 거주하는 노인과 장애인이 많다는 사실을 명시한다. 그곳에서 나오고 싶어도 지역사회에서 보호를 받을 만한 여건이 되지 않는다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것이기도 하다.
이연숙 연세대학교 교수는 “지역사회통합돌봄 제도는 개인이 각각 필요한 서비스를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가 개인에게 맞춤형으로 연속적으로 제공되어야 한다라는 것과 동시에 최소한의 안전을 보장하고, 이들이 자립적으로 살 수 있게 해주는 거주환경이 제공되어야 함을 의미한다”라며 “이는 곧 서비스전달 방향과 시설에서 일반주택이라는 서비스 장소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뜻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집중된 시설을 중심으로 지원하던 과거의 복지 케어 서비스가 지역사회 거주자들을 방문하는 서비스로 발전해오고 있으므로, 만약 주택이 이러한 인구를 위한 하나의 케어 도구나 방법 및 자원으로 쓰인다고 하면 맞춤형 케어 서비스의 제공이 보다 수월해진다. 그러나 기존의 지역사회환경과 주택은 이러한 서비스가 전달되는 통로이자 장소 및 자원이 되기에는 너무 열악한 상황이 많다.
실제 서울의 경우 노후주택이 37%가 되고, 전국에는 수천 개의 쇠퇴지가 있다. 여기에 있는 대부분의 주택들이 노후주택이며 그곳에 사는 상당수가 고령자들이다. 수백만 채의 아파트 역시 지어진 지 30년을 넘은 경우가 상당하다. 때문에 국토 전체의 주택이 과연 초고령사회에서 개개 민주시민의 삶의 질 안정과 사회안전망을 보장하고 있는가를 전면 검토하고 이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
그 해결책으로 생활 SOC와 주거환경개선이 시급하다. 이 교수는 “도시재생뉴딜사업은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지역사회 가치를 높이며 사회적 자본을 길러 지속 가능성을 증진시키고자 하는 시대적 사업으로서, 미래 사회 위기를 완충시키거나 해결하는데 중요한 사업이다”라고 전했다.
이 사업이 보건의료복지 서비스가 비용효율적이며 국민 삶의 질 증진 효과성을 높이도록 전달되기 위해 생활공간 인프라를 혁신한다면, 화재에 대비한 소방도로와 안전한 집이 확보되는 것과 같이 서비스 전달 통로와 장소가 확보되어 국민 삶의 질이 향상될 것이다. 이러한 인프라를 조성하는 방법으로 아파트에 적용한다면 중앙의 서비스 공급본부, 각 주거단지 내 종합서비스 지원센터, 각 동 별 커뮤니티공간 그리고 개개 단위주택이 연결되는 구조로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서비스 제공 통로와 장소로서의 주거환경과 주택만 보더라도, 기존 환경에서 불안하고 위험한 요소를 없애고 거주자가 자립적으로 살 수 있게 기존 환경이 적절히 개선된다면 복지 서비스에 대한 요구도 줄어들 것이다. 즉, 동일한 돌봄지원 인력이 보다 수월하게 갈수록 늘어나는 고령 인구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고, 거주자 본인도 건강을 좀 더 오래도록 지속시킬 수 있게 된다.
도시재생 뉴딜사업 안에는 지역을 막론하고 공통으로 집수리가 거의 필수적으로 들어있다. 쇠퇴주거지의 경관이 중요하여 현재 주택의 외관까지 집수리 범위로 지원하고 있지만, 정작 노약자들에게 중요한 일상생활 공간은 지원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도시재생대학 내 집수리에 대한 주민역량강화 프로그램으로 교육을 실행할 수 있지만, 교육만이 아니라 내부 공간 개선 지원도 공식적으로 포함되어야 한다. 고령자와 환자, 장애인 등 일상생활 기능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의 삶을 실내에서 보내므로, 지금이야말로 주거공간 내의 수리와 개선을 사용자 맞춤형으로 적극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다.
이 교수는 “집수리 서비스는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형태가 아니라, 거주자가 지역사회에서 어떻게 하면 지속적으로 오랫동안 살 수 있을까에 대한 합의안을 해당 거주자와 함께 모색한 다음 실행해야 한다”라며 “머지않아 요양보험에도 포함될 고령자•장애인 맞춤형 집수리/주택개조 사업은 태생적으로 보건복지부의 서비스 영역임과 동시에 국토교통부의 주거환경개선 영역이기에 두 부처의 협력이 절실하다”라고 강조한다.
또한, 당장 준비 없이 내부 집수리 지원사업을 실행하면 전국 곳곳에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인력이 있는 것이 아니어서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므로 시범사업 등을 통해 구체적이면서도 포괄적인 지식, 정보와 함께 매뉴얼이나 가이드라인이 준비되고 또 교육을 통한 확산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 교수의 의견이다.
특히, 고령친화맞춤형 주택개조는 일반적인 가이드라인으로 대처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령거주자 개개인의 건강 및 장애 상황 그리고 주택여건이 다르다. 취약계층 경우 주택이 기본 기준에 크게 미흡해 정상적인 주택들을 고령자 맞춤형으로 계획하기 위한 가이드라인과는 전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전국의 주택개조 인력이 수적으로 부족하고 정보가 부족한 것을 감안하면 폭넓은 상황별 개조사례에 대한 DB를 구축하여 정보를 확산함으로써 보다 수월하게 집수리 사업을 진전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이 교수는 강조했다. 고령친화 맞춤형 주택에 대한 수요는 많지만 이를 실제로 수행할 고령친화주택개조 인력이 양성되어 있지 않은 현시점에서, 이러한 DB 구축 및 정보 확산은 국토교통부형 예비사회적 기업과 청장년 창업을 수월하게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