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ㆍ김현아 '일산 집값' 공방전…미리보는 총선?

입력 2019-07-21 17:08 수정 2019-07-2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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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만 나면 부동산 설전 이유는? 내년 총선 지역구 대결 '유력'

초선 의원이 돌직구를 날리면, 3선 출신 장관이 맞받아치는 형국이다. 두 사람은 부동산 문제를 놓고 틈만 나면 설전을 벌이기 일쑤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현아 국회의원(자유한국당) 얘기다.

이번엔 일산 집값을 쟁점으로 두 사람이 공방을 벌이고 있다. 김 의원이 선공을 날렸다.

국회와 국토부에 따르면 김 의원실은 최근 유튜브에 ‘일산과 분당의 불공평한 공시가격 현실화율’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올려 국토부 공시가 산정의 불공정성을 지적했다. 일산과 분당이 비슷한 시기에 조성됐는데도 공시가격 현실화율(실거래가 반영률)은 10%포인트 이상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영상에서 “2018년 기준 고양 일산서구의 공시가 현실화율은 72%인데 비해 분당구는 60.7%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3기 신도시 개발 공급 폭탄으로 고양시 자산가치 하락이 우려되는데도 재산세까지 더 많이 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일산지역의 ‘3기 신도시 반대’ 여론에 힘을 보냈다.

이에 국토부는 지난 19일 김 의원이 사용한 공시가 현실화율 산정 방식이 명백한 통계 오류라는 반박 자료를 냈다. 이 자료에 따르면 공시가(분자)를 시세(분모)로 나눈 공시가 현실화율은 분자·분모 모두 유형(아파트·연립·다세대 등)이나 표본 수 및 비교 시점이 같아야 한다. 그런데 김 의원이 주장하는 현실화율 통계는 분자와 분모가 서로 다른 데이터를 쓰는 오류를 범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반박에 김 의원은 20일 유튜브에 ‘공시가격 현실화율 산식 공개, 김현미 장관님 보고 계시죠?’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려 일산과 분당 개별 물건의 공시가 현실화율은 여전히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공시가 현실화율의 분모로 활용하는 ‘시세’가 정확히 어떤 것인지 공개하라고 국토부에 요구했다.

앞서 김 장관과 김 의원은 지난 10일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 과정에서도 부동산 정책과 지역구 출마 여부 등을 놓고 설전을 벌인 바 있다. 김 의원은 일산 집값을 거론하며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분당 주택 가격이 일산의 두 배를 넘는다”며 “노력만 마시고 뭘 좀 완성해내라”고 공격했다. 이에 김 장관은 “제가 국회의원 8년 하면서 일산에 2개의 지하철을 착공하고 지하철 1개 노선을 연장했으며 2개 철도 노선도 확정했다”고 받아쳤다.

노골적인 총선 견제도 이뤄졌다. “현 지역구(일산서구) 그대로 내년 총선에 나가느냐”는 김 의원의 질문에 김 장관은 “예. 김 의원님도 (일산 서구에) 자주 다니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날선 분위기를 자아냈다.

두 사람의 피 튀기는 설전은 내년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신경전이 아니겠느냐는 얘기도 나온다. 현역 의원인 김 장관이 재출마 뜻을 밝힌 상태에서 비례대표인 김 의원이 일산서구에 총선 도전장을 던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일산 집값 침체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자 한국당에선 부동산 전문가인 김 의원이 대항마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정치권 관계자는 "건설산업연구원 실장 출신인 김 의원이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저격수 역할을 하면서 김 장관과 자연스럽게 대립각을 형성해왔다"며 "한국당이 김 장관에 대한 ‘맞불’ 차원으로 일산서구에 김 의원을 내보낼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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