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LS산전에 따르면 구자균 회장은 최근 사내 CEO 메시지를 통해 “해가 바뀌자마자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한 최악의 경영환경에 직면하면서 상반기 내내 고전을 면치 못했다”며 “더군다나 하반기 역시 호재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어려운 경영환경이 예고돼 걱정이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마다 목표 달성률이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쏠려 있는데, 거의 매년 하반기에 계획 대비 차질이 발생해 왔다”며 “최악의 상반기를 보낸 올해도 이런 상황이 반복된다면 최소 4~5년은 더 큰 고난의 시기를 겪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미·중 무역 전쟁에 이어, 최근 일본의 우리나라에 대한 부품·소재 수출 제한 등 글로벌 경영 환경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로 풀이된다.
구 회장은 또 “우리 실적과 직결되는 설비투자 증가율도 마이너스로 전환됐다”며 “제조업은 물론 산업 전체가 저성장에 허덕이고 있어서 간신히 원래 자리로 돌아온 우리 회사가 다시금 장기 침체의 늪에 빠져들게 될까 우려된다”고 했다.
다만 그는 “희망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라며 “국내 설비투자율이 급감하고 있지만 반대로 국내 기업의 해외 투자는 늘고 있는 추세다. 이 같은 해외 투자에 발맞춰 이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화재 원인 규명으로 ‘올스톱’됐던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도 살아나고 있다”며 “반 년 동안 막혔던 물꼬가 터질 때 총력을 기울여서 스마트 에너지 시장의 맹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른 수건 쥐어짜는’ 식의 비상경영으로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없는 시대”라며 “경영환경이 나쁘더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성장동력이 될 여지가 확인된다면 공격적이고도 과감한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를 위해 최근 전력사업본부를 개편해 글로벌 사업 시너지를 확대하는 동시에 해외 및 수주 영업을 강화했다”며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오직 해외뿐이다. 글로벌 사업과 관련한 조직 강화 조치는 앞으로도 계속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이 같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임직원들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는 “비바람을 견디면서 자란 대나무는 마디의 간격이 좁고 튼튼하게 자라서 강하고 다부지다”며 “LS산전은 그동안 많은 위기를 겪었고 매번 위기를 이겨내면서 한 단계씩 성장해 온, 마디 마디가 강건한 대나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구성원들이 하나로 똘똘 뭉쳐서 강력한 실행력을 발휘한다면 반드시 목표를 달성하고 한 차원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갈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