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만난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로 현 게임업계가 비수기임을 인정했다.
7월은 전통적으로 게임업계의 성수기로 꼽힌다. 초·중·고등학교의 여름방학이 시작되는 이 시기엔 1년 중 가장 큰 매출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업계 직원들이 여름휴가도 가을로 미루고 게임서비스에 집중하는 이유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눈에 띄는 신작도 없을뿐더러, 이마저도 출시가 지연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미 출시한 게임 홍보도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각종 규제 탓에 산업이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몇 년 전부터 게임산업을 억누르는 각종 규제는 이미 옛말이 됐다. 셧다운제 등 규제는 이미 고착화돼 자연스러운 일처럼 됐기 때문에 규제 탓을 할 순 없다고 한다.
올해는 유독 게임업계에 악재가 많다. 5월 세계보건기구(WHO) 총회에서 게임 이용 장애가 포함된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판이 통과되며 게임 종사자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졌다. 한 게임 개발자는 “질병을 개발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일할 의욕이 전혀 없다”고 호소했다.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인한 불매운동 분위기도 한몫하고 있다. 일본은 모두가 알다시피 게임 강국이다. 이에 국내 시장에는 일본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이 다수 서비스되고 있다. 최근 반일 감정이 치솟으면서 일본 IP를 활용해 만든 한 게임은 출시 일정을 돌연 연기하기도 했다.
게임업계에 악재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추운’ 여름을 보내고 있는 게임업계가 다시 힘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제 개혁이 절실하다. 그에 못지않게 게임업계 스스로의 진일보 역시 필요하다.
힘든 시기일수록 보다 나은 서비스와 차별화된 콘텐츠 개발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