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홍역 치른 이의경 식약처장 "허가심사 강화…첨단바이오법 통과 필수"

입력 2019-07-2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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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환자 안전이 최우선…거취는 임명권자가 결정"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25일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25일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

취임하자마자 '인보사' 사태를 겪은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의약품 허가심사 단계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를 위해 첨단바이오법을 추진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 식약처장은 25일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보사 사태를 계기로) 의약품 허가심사 체계를 개선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사상 초유의 허가취소 사태를 빚은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의 식약처 허가심사 당시 허위 자료를 제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식약처는 허가심사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식약처장은 "전 세계적으로 서류 중심의 허가심사 체계가 통용되고 있지만 인보사는 세계 최초의 유전자치료제였다"며 심사의 미비함을 인정하고 "세계 최초의 사례에는 특별 심사팀을 만들어 보다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교차 검증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허가심사 강화로 인해 심사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절차의 비효율적인 부분을 고쳐 기간을 단축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앞으로 임상 단계를 마칠 때마다 심사를 거치고, 마지막에는 종합 검증을 하는 허가심사 방안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 식약처장은 인보사 사태 후 대국민 사과까지 늑장대응으로 일관했다는 지적에 "국민 소통에서 미진한 점은 식약처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인정했다. 이어 "처음 있는 일이라 사실 관계를 파악하느라 늦어졌다"면서 "내부적으로 깊이 반성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퇴진 요구에 대해서는 "임명권자가 결장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으며 "재임 기간 동안에는 글로벌 수준으로 의약품 관리 수준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이 식약처장은 인보사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첨단바이오법(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지원에 관한 법률)이 필요하다는 식약처의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기존 의약품 관리 체계는 첨단 바이오의약품을 관리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며 "원료 채취 단계부터 전 주기적으로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서 첨단바이오법을 통과시키는 것이 식약처의 목표"라고 말했다.

첨단바이오법은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지만, 국회가 파행을 겪으면서 다음 회기 처리를 기약하게 됐다. 이 법은 △희귀질환자 치료 확대를 위한 바이오의약품 우선 심사 △개발사 맞춤형 단계별 사전 심사 △충분히 유효성이 입증되면 조건부 허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제2의 인보사 사태를 조장해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식약처는 법원이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허가취소 행정명령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이더라도 환자 안전관리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는 방침이다. 현재까지 인보사 투약 환자의 69%가 식약처 환자 등록을 마친 것으로 파악된다. 이 처장은 "식약처와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서 환자들의 부작용이나 보상 방안 등을 철저히 관리해 소흘함이 없도록 하겠다"면서 "해외 거주 환자의 경우에는 현지에서 관련 검사를 하고 비용을 코오롱이 보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보사는 사람 연골세포가 담긴 1액과 연골세포 성장인자(TGF-β1)를 도입한 형질 전환 세포가 담긴 2액으로 구성된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로 2017년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2액의 형질 전환 세포가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로 드러나 품목허가가 취소됐다. 식약처는 이와 함께 코오롱생명과학을 형사 고발했으며, 회사는 이에 맞서 행정소송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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