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심리가 연중최저치를 경신했다. 미중 무역분쟁과 수출부진, 주가하락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경제보복까지 엎친데 겹친 격이 됐기 때문이다. 향후경기심리는 2년5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가계수입전망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후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반면 최근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부동산값이 들썩이면서 주택가격전망은 100을 돌파하면서 연중최고치를 기록했다.
CCSI란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6개 주요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다. 2003년 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장기평균치를 기준 값 100으로 해 이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임을,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다만 지난해 10월 표본가구 수를 기존 2200가구에서 2500가구로 확대하면서 작년 9월 이전 수치와 단순비교할수는 없게 됐다.
부문별로는 현재와 6개월 후를 비교한 향후경기전망 CSI가 5포인트 떨어진 70을 기록했다. 이는 2017년 2월(7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6개월 전과 현재를 비교한 현재경기판단 CSI도 2포인트 내린 67로 1월(65)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가계수입전망 CSI는 96, 소비지출전망 CSI는 107로 각각 1포인트씩 내렸다. 이는 각각 2009년 4월(92) 이후 10년3개월만에, 작년 8월(106) 이후 11개월만에 최저치다. 현재생활형편과 생활형편전망 CSI는 각각 보합인 91과 92를 보였다.
권처윤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미중 무역분쟁과 수출부진, 주가하락에 일본 수출규제 조치가 더해지면서 심리지수가 하락했다. 다만 새로운 요인이 생긴 것에 비해서는 하락폭이 크지 않았다”며 “이들 요인들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따라 향후 움직임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경제 상황인식 지표인 취업기회전망 CSI는 2포인트 내린 77로 작년 12월(74) 이래 가장 낮았다. 금리수준전망 CSI도 한은과 미국 연준(Fed)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6포인트 떨어진 94를 보였다. 이는 2016년 8월 96 이후 2년11개월만에 최저치다.
반면 주택가격전망 CSI는 9포인트 오른 106을 기록해 넉달 연속 올랐다. 이는 또 작년 10월(114) 이후 9개월만에 최고치다. 권 팀장은 “실제 주변에서 집에 대한 수요 기대가 있는게 아닌가 싶다. 설문통계라 향후 추이를 가늠키 어렵지만 점점 고조되고 있는 것은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기대인플레이션율 응답분포에서는 2% 미만 응답자가 47.1%를 기록해 두달연속 역대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하락할 것이라는 응답도 0.9%로 2017년 5월(0.9%) 이후 2년2개월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는 공공요금(48.5%, 이하 복수응답)이 가장 많았고, 이어 석유류제품(37.8%), 개인서비스(28.3%) 순이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전국 도시 2500가구를 대상으로 했으며, 응답자는 2395가구다. 조사기간은 이달 10일부터 17일까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