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썹 문신’ 보편화 됐지만…‘불법’ 딱지 탓에 울상짓는 손님·문신사

입력 2019-07-26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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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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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 목적으로 행해지는 눈썹 문신이 보편화 됐지만 ‘불법’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비의료인이 문신 시술을 하는 것은 ‘불법’으로 규정된 탓이다. 낡은 제도로 인해 손님과 문신사 모두 크고 작은 피해를 보고 있다.

한국타투협회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반영구 화장을 포함해 미용 목적으로 문신 시술을 받은 사람은 600만 명에 이른다. 눈썹 문신 등 반영구 화장 업체들은 사회관계망시스템(SNS) 등에서 홍보, 예약을 진행한다. 인스타그램에는 눈썹 문신에 해당하는 게시글이 142만 개가 넘는다. 찾는 사람은 물론 해주는 사람도 많다는 것을 방증하는 셈이다.

하지만 제도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1992년 의료인이 아니면 문신 시술을 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업체들은 문신 시술을 은밀하게 진행하고 있다. 주로 오피스텔이나 작은 상가에서 손님을 받는 식으로 이뤄진다. 문신사들은 ‘사업자 등록’을 할 수도, 간판을 크게 걸 수도 없다.

피해는 고스란히 손님의 몫이다. 얼마 전 눈썹 문신 시술을 받은 박모(30) 씨는 “20만 원을 내고도 ‘현금영수증’을 발급받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박 씨는 또 “문신사도 발급을 해주고 싶은데 방법이 없다고 하니 어떻게 하겠느냐”면서 “직장인에게 20만 원이 적은 돈이 아닌데 현금영수증 발급은 물론 카드 할부도 안 되니 부담이 크다”라고 덧붙였다.

문신사들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누구에게 피해를 주는 일도 아니지만 ‘불법’으로 규정돼 있어 일을 하면서도 마음이 편치가 않다. 서울 강서구에서 눈썹 문신을 시술하는 김수연(26‧가명) 씨는 “일부 네티즌들이 예약을 빙자해 위치를 알아낸 뒤 경찰에 신고할 때가 종종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경찰, 판사 등 공무원들도 눈썹 문신 시술을 받는데 왜 이렇게 불안에 떨며 일해야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눈썹 문신 업체들은 주로 SNS에서 홍보한다. 손님들도 후기를 보고 상담 및 예약을 한다. (출처=SNS 캡처)
▲눈썹 문신 업체들은 주로 SNS에서 홍보한다. 손님들도 후기를 보고 상담 및 예약을 한다. (출처=SNS 캡처)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신사들은 오래전부터 ‘합법화’ 활동을 벌여왔다. 2003년부터 협회가 조직됐고, 합법을 위한 법안 제정을 국회에 요청했다. 이후 김춘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신사 법’을 제정하려고도 했지만 실패했다. 의료계가 “안전관리가 필요한 일이고, 문신이 합법화가 되면 비의료인에게 유사의료행위를 넘겨줘야 한다”라는 논리로 반대했기 때문이다.

현직 국회의원의 한 비서관은 “현재도 몇몇 의원들이 문신 합법을 위한 ‘제정안’과 ‘개정안’을 각각 준비하고 있지만, 의료계 반대가 심해 법안이 추진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라고 내부 상황을 귀띔했다.

이 비서관은 “문신 합법에 관한 법이 통과되면 제정안보다는 기존에 있는 법을 수정하는 개정안이 유력하다”면서 “국회 내부에서도 법안을 빠르게 마련하려고 노력 중인 것으로 안다”라고 설명했다.

'불법' 딱지가 붙은 문신으로 인해 경제적 손실도 생긴다. 송강섭 한국타투협회장은 "업계는 문신 시술과 반영구 화장으로 형성된 시장 규모를 연간 2조 원 정도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현행법대로라면 2조 원에 이르는 규모를 가진 산업에 세금을 물릴 수도 없어 국고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셈이다.

업계는 규제 철폐를 통해 문신 시술이나 반영구 화장을 산업으로 키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황인근 한국반영구화장협회장은 "미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 문신이나 반영구 화장 기술을 배우러 올 만큼 우리 경쟁력이 뛰어나다"라며 "관련 교육 기관도 생기면서 체계적으로 교육이 이뤄지고 있어 하루빨리 제도화돼야 종사자나 국가 경제 모두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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