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도는 기본, 펄펄 끓는 유럽...경제도 타들어간다

입력 2019-07-2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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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벨기에의 해변에서 한 남자가 더위를 식히고 있다. AP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벨기에의 해변에서 한 남자가 더위를 식히고 있다. AP연합뉴스

프랑스를 비롯한 서유럽이 폭염에 신음하고 있다.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기온 탓에 경제마저 녹아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서유럽 국가들은 사상 최악의 폭염을 맛봤다. 영국, 프랑스, 독일의 일부 도시들은 각각 39도, 42도, 42.6도까지 치솟으며 여름 기온으로는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예년보다 10도 이상 높은 폭염이었다. 동남아시아 국가인 싱가포르보다 높은 것으로 기록됐다.

서유럽에 불어 닥친 유례없는 폭염은 건강의 위협을 넘어 국가의 경제 생산성 악화에 대한 우려로 번지고 있다. 미국 과학기술정보국(OSTI)의 연구에 따르면 기온이 25도가 넘어갈 경우, 1도가 올라갈 때마다 생산성이 2%씩 감소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써 서유럽 국가들의 생산성이 30% 가까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헤리아 코스타 수석 연구원은 “이건 단순히 기록적인 더위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40도를 넘어서는 폭염은 생산성 저하로 이어져 경제에 부담을 준다”고 평가했다.

실제 프랑스 정부는 원자로 2기의 가동을 중단했다. 발전기 냉각에 사용하는 해수가 뜨거워져 사용이 불가능한 탓이다. 또 다른 원자로 2기는 생산량을 절반 이상으로 줄였다. 이 중 한 원자로의 경우 프랑스 전력의 75%를 공급하고 있다. 그 결과 프랑스 전기요금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유럽 전역에서 약 7만 명의 사망자를 낸 2003년의 폭염으로는, 프랑스의 성장률이 올해 연 0.1~0.2% 낮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독일 하노버 인근에 위치한 원자력 발전소 역시 같은 이유로 가동 중단에 들어간 상태다. 독일 라인강 수위는 위기 수준으로 낮아져 선박 운항이 불가능할 정도다.

또한 농업 관계자들의 근심도 깊어간다. 이번 시즌 폭염으로 작황이 나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보다 2개월이나 빨리 농업용수 사용에 제한을 받기 시작했다.

벨기에는 폭염으로 일부 공무원이 업무를 중단하면서 국정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는 상황까지 낳고 있다. 수도 브뤼셀에서는 26일까지 청소 등 주로 외부에서 작업하는 공무원이 업무를 쉬기로 했다. 벨기에 서부 산불을 막기 위해 숲 근처에서의 흡연이나 모닥불도 금지했다.

각국 정부는 하루 동안 최대한 밖으로 나오지 않도록 호소하고 있어 관광 시설 방문자 수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밀, 멜론 등의 농작물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더위로 사망하는 가축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기온 탓에 서유럽 경제가 바짝바짝 타들어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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