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자동차 소비 트렌드가 ‘안 바꾸고, 안 사는’ 쪽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삶의 형태를 바꿀 초혁신적인 제품이 나오지 않고 있는데다 제품 내구성이 좋아지면서 신제품 소비 욕구가 크게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저마다의 방법으로 각자도생(各自圖生)을 꾀하고 있다.
28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안드로이드폰의 교체주기는 30개월, 아이폰 교체주기는 36개월로 나타났다.
2017년 조사에서 세계 휴대폰 사용자의 평균 휴대폰 교체주기는 21개월이었다.
타룬 파탁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교체주기가 길어진 원인에 대해 “(스마트폰) 품질이 전반적으로 좋아졌고 평균판매단가는 올라갔으나, 제품에는 눈에 띄는 혁신이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교체주기 장기화는 스마트폰 시장 축소로 이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3억4500만 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3억6160만 대) 대비 5%가량 감소한 수치다.
시장침체 속 스마트폰 업계는 자구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LG전자는 업그레이드 서비스 확대를 천명했는데, 이는 신규 고객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집토끼(기존 고객) 이탈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LG V30에 신기능을 대거 추가하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LG전자는 29일 재작년 하반기에 출시한 LG V30와 LG V30S ThinQ를 사용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밸류업 패키지를 배포한다. 밸류업 패키지에는 최근 출시한 스마트폰에 적용된 최신 기능들이 담겨 있다.
자동차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차량공유 개념의 확산으로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내수 차 시장 판매량은 2016년 상반기 81만8115대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이를 기점으로 하락세가 이어지며 올 상반기는 75만8060대 판매에 머물렀다. 특히 30대의 신차구매 비중은 2011년 23.7%였지만 지난해에는 17.4%로 떨어졌다.
차 판매 감소의 주요 원인은 경차와 소형차 수요 축소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던 경차와 소형차 수요는 이미 차량공유 업체가 대신하고 있다.
필요할 때만 차를 빌려 타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실제로 차량공유 업체 쏘카가 내세운 ‘차량 구독 서비스’의 올해 누적 구독자 수는 5만 명을 넘어섰다.
시장성이 확인된 만큼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SK그룹은 미래 모빌리티를 5대 신사업분야로 선정하고 최근 이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2015년 국내 1위 차량공유 업체 쏘카에 투자하고 지난해에는 미국과 동남아시아 공유업체에 투자를 단행했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조차도 지난 5월 칼라일그룹이 주최한 투자자 간담회를 통해 자신의 아들이 면허 딸 생각을 안한다며 “밀레니얼 세대는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이 아닌 공유하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현대차그룹의 비즈니스를 서비스 부분으로 전환한다면 우리도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