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채권 수익률 하락세...글로벌 투자자들, 중국 정크본드로 눈돌린다

입력 2019-07-29 13:29 수정 2019-07-29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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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크본드 평균 수익률 7.9% 달해…디폴트 등 위험도 그만큼 높아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와 국채 금리 하락으로 채권에 대한 기대 수익률이 낮아지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 ‘정크본드(Junk Bond·투기등급 채권)’로 눈을 돌리고 있다.

아시아 기업들이 발행하는 미국 달러 표시 정크본드는 평균 수익률이 7%가 넘는 몇 안 되는 투자처이며 이들 정크본드 대부분을 중국 기업이 발행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정크본드 수익률이 높고 심지어 일부 채권은 수익률이 10% 중반에 달해 국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아시아에서 발행된 달러 표시 정크본드 규모는 약 590억 달러(약 70조 원)로 사상 최대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 기업은 380억 달러로 전체의 3분의 2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 기업이 발행한 달러 표시 정크본드 수익률은 최근 평균 7.9%로, 미국의 6.0%와 유로 표시 정크본드 수익률 3.1%를 크게 웃돌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도 부채가 많은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정크본드 발행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해외에서 발행한 정크본드는 현재 1140억 달러에 달한다. 2010년에는 89억 달러에 불과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역외 정크본드 시장에서 이들의 비중은 절반이 넘는다.

일례로, 중국 건설업체 타이허그룹은 지난달 3년 만기의 정크본드 4억 달러어치를 무려 16% 수익률에 발행했다. 이는 올 들어 아시아에서 발행된 정크본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피치는 해당 채권 신용등급을 ‘CCC+’으로 매겼다. 이는 투자적격등급에서 매우 동떨어진 것이다.

홍콩 소재 헤지펀드인 트리아다캐피털의 모니카 샤오 대표는 “아시아 채권시장은 너무 커서 무시할 수 없고 특히 중국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의 기부금 관리 펀드들조차 지난 수년간 높은 수익률을 놓쳤다는 사실을 깨닫고 중국 정크본드를 사려 한다”고 말했다.

로버트 왈드너 인베스코자산운용 수석 투자전략가는 “미국 투자자들이 역사적으로 다른 글로벌 투자자들보다 중국 자산을 덜 보유했지만 최근에는 무역 전쟁 속에서도 그런 경향이 바뀌고 있다”며 “최근 우리 신흥시장·하이일드 포트폴리오에도 중국의 달러 표시 채권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전히 중국 정크본드 투자에는 높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종을 울렸다. 이달 초 중국 민성투자그룹 달러 표시 회사채 가격은 회사가 계획대로 채무를 상환할 수 없다고 밝히고 나서 급락했다.

중국 기업의 채권 디폴트(채무불이행)는 늘어나고 있다. 또 중국 정크본드 대부분 만기가 3년 이내여서 기업들의 높은 상환 부담을 짊어지고 있다. 피치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발행한 역외 정크본드 중 210억 달러가 내년에, 290억 달러는 2021년에 만기가 도래한다.

유럽 자산운용사 아문디의 막심 바이드린 신흥시장 부문 공동 대표는 “여전히 이 시장이 지뢰밭이라는 인식이 남아 있다”며 “중국 정크본드 수익률은 예상치 못한 리스크를 감안하면 충분히 높지 않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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