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수 이유있는주방 대표 “임대사업 탈피, 입점주와 성과도 고통도 함께 나눌 것”

입력 2019-07-29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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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사업 지원하는 형태로 운영…매출액 일정비율 사용료로 받아

“보통 공유주방은 임대료 사업으로 가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저희는 부동산이 아닌 순수하게 음식사업 지원을 통해 수익을 낼 겁니다.”

배달전문 공유주방업체 이유있는주방의 정준수<사진> 대표는 “정액제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입점주들의 성과는 물론 고통까지 나누겠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유있는주방은 ‘프로급’ 배달 전문식당 운영자를 위한 공유주방이다. 음식을 전공하는 학생이나 메뉴 개발을 위한 테스트 주방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공유주방과는 다소 성격이 다르다. 회사는 8월 1호점을 시작으로 9월 2호점 개장을 동시에 진행 중이다. 테스트베드 형태는 별도로 준비하고 있다.

이유있는주방은 그간 업계가 시도하지 않은 다소 독특한 수익모델을 택했다. 일반적인 공유주방이 시간당 사용료를 받거나 인근 건물 대비 싼 임대료를 받는 식의 정액제로 운영되는 반면 이유있는주방은 ‘수익분배’ 형태다.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사용료로 받는다. 입점 업체들이 많이 팔수록 회사의 수익이 커진다는 의미다.

회사는 언뜻 위험 부담이 커보이는 방식을 택한 이유에 대해 업주들과 상생뿐 아니라 회사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방편이라고 설명한다. 입점 업체의 매출을 높이기 위한 마케팅과 판매 전략을 컨설팅한다는 게 이유있는주방의 생존 복안이다. 정 대표는 “무형의 자산인 마케팅 전략이 회사에 쌓이는 것은 물론 점주들에게는 점점 효과적 전략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큰 틀에서 보면 이유있는주방은 배달전문 요식업장을 창업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주방을 빌려주는 것이라는 점에서는 기존 배달전문 공유주방 업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디테일’에서는 큰 차이를 보인다.

차별화를 꾀하기 위한 이유있는주방만의 전략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입점 업체 이용 소비자들과 잠재 구매자들에게 조리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다. 또 매장의 인테리어나 입지 자체가 상대적으로 크게 중요하지 않은 배달전문 업체들에게 오히려 근사한 매장에서 일하게 하는 일종의 역발상이다.

이유있는주방은 금호동, 왕십리에 각각 1호점과 2호점을 준비 중이다. 인근 지역에서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건물을 선정해 통유리로 마치 레스토랑 같은 외관을 꾸민다는 계획이다. 이런 매장에서 입점 업체들이 조리를 하는 광경을 투명하게 보여주겠다는 것. 정 대표는 “조리 과정을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매장을 호기심에 들러보거나 입소문을 통한 마케팅을 하는 것도 전략의 일환이다”라고 강조했다.

유튜브나 SNS를 활용한 ‘이유밍(eyou-ming)’이라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조리 과정도 생중계한다. 여기에는 복합적인 노림수가 깔려 있다. 홍보와 마케팅 목적은 물론 입점 업체를 이용하는 소비자와의 신뢰를 쌓기 위한 것이다. 특히 배달음식을 자주 이용하는 SNS 활용도가 높은 젊은 층을 겨냥한 포석이기도 하다.

정 대표는 “배달음식에 대한 불신은 크게 저급의 재료와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나온다”며 “그런 것을 불식시킬 수 있는 소통창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기업 계열사 임원까지 지낸 정 대표가 창업을 결심하게 된 것은 끝이 뻔히 보이는 샐러리맨 생활에 회의를 느끼면서였다. 그는 요식업 창업을 준비하다가 본인이 가장 잘하는 경영전략 수립 및 분석에 관한 노하우를 요식업에 접목해보기로 방향을 틀었다. 정 대표는 “요식업 창업을 결심한 점주들을 효율적으로 지원할 방안을 찾아보고 싶다는 데서 출발한 게 공유주방 사업까지 왔다”고 설명했다. 이유있는주방의 1차 목표는 내년 상반기까지 10개 매장을 서울시내에 확충하는 것이다.

정 대표는 “장기적인 목표는 서울 시내 전 동 단위 행정구역에 1곳 이상의 배달전문 공유주방을 만드는 것”이랴며 “생각하고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펼쳐 볼 수 있도록 사업 확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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