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FOMC 개막...10년만에 금융완화 시대로 회귀하나

입력 2019-07-30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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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AP연합뉴스
▲제롬 파월. AP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30일(현지시간)부터 이틀 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개최한다. 미국 경제는 증시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는 등 확대가 지속되는 한편,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로 앞날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어 연준이 약 10년 만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지 여부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달 열린 미 의회 청문회에서 “미국 경제의 확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경기가 둔화하기 전에 예방적 차원에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준은 지난해 12월까지 단계적으로 금리를 인상한 뒤 올해는 금리를 동결하고 경기 동향을 파악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번에 연준이 실제로 금리를 인하한다면 이는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였던 2008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금융완화 정책은 3차 양적완화(2012년 9월~2014년 10월)가 마지막이었다. 연준은 재닛 옐런 전 의장 시절인 2015년 말 금리인상을 재개, 파월 시대에 들어서는 기준금리를 현 2.25~2.50%까지 인상했다.

▲미국 기준금리 추이. WSJ
▲미국 기준금리 추이. WSJ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로부터 독립적으로 통화정책을 운영해야 하는 연준에 대해 계속해서 금리 인하를 요구하며 압력을 가하고 있다. 트럼프는 29일에도 트위터에 “유럽연합(EU)과 중국은 금리를 더 낮출 것이다. 그런데 연준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아주 작은 대응 밖에”라며 큰 폭의 금리 인하를 강력히 촉구했다. 지난 14일에는 FOMC가 열리기 직전에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다른 사람이 연준에 있으면 경제성장률이 최소 1.5%포인트 높았을 것”이라며 “파월의 정책에 전혀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트위터에서는 “연준은 미국이 안고 있는 가장 골치아픈 문제”라고도 했다.

트럼프의 이런 행동의 배경에는 내년 대통령 선거가 있다. 지난달 18일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미국 경제는 전례없이 강해졌다”며 대규모 감세 등 자신의 성과를 과시했다. 강한 경제를 앞세우면서 정부와 독립적으로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중앙은행까지 이용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연준이 금리를 인하한다면 그것은 어디까지나 예방적 차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굴한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미국 경제는 실업률이 49년 만의 최저 수준인 데다 주가는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다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차지하는 소비도 호조다. 경기 확장 기간은 7월까지 121개월로 사상 최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과의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미국 경제에도 그늘이 드리우고 있다.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자제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물가상승률도 목표치를 밑돌아 경기 전망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지난주 발표된 2분기(4~6월) GDP에서는 기업 설비투자가 -0.6%로 3년 3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락했다. 수출도 -5.2%의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미국 상공회의소가 지난달 발표한 조사에서는 미국의 주요 500대 기업 중 138개사가 관세 인상에 따른 비용 증가와 공급망 재검토 등을 강요당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소매업에서는 61%, 제조업에서는 47%의 기업에 악영향이 나온다고 한다.

또 연준이 금융정책 운영에 있어서 고용지표와 함께 중시하는 것이 물가 동향이다. 고용과 수입이 안정적이고, 그것이 소비로 흘러드는 선순환이 이뤄짐에도 불구하고 물가 상승률은 올해 들어 목표치인 2%를 밑도는 1% 중후반에 머물고 있다.

이에 파월 의장은 “경기 확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발언을 반복하고 있다. ‘사후약방문’식으로 경기가 악화한 후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금리를 인하해 기업과 개인에게 충분한 돈이 흘러들게 하면 본격적인 경기 침체는 막을 수 있다는 의중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0.25%포인트 인하를 확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미국 기준금리는 현 2.25~2.5%에서 2.00~2.25%로 낮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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