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람의 스토리텔링] 코스모체인, 갤럭시S10 지갑서 제외…비단길?가시밭길?

입력 2019-07-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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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19-07-30 17:15)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카카오의 계열사 그라운드X가 클레이튼(Klaytn)이란 블록체인 플랫폼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지난달 출시한 메인넷 ‘사이프러스(Cypress)’의 시작과 함께 애플리케이션 제작자들이 공개됐죠. 국산 블록체인 플랫폼에선 단연 주목할 만한 규모이고,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DAapp·디앱) 개발사의 참여도 시선을 끌었습니다. 블록체인에서 어엿한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는 야심 찬 포부입니다.

◇하이브리드 블록체인 플랫폼이란 = 우선 클레이튼이 어떤 플랫폼인지부터 알아야 하겠죠. 클레이튼이 정면에 내세우는 게 ‘하이브리드 블록체인’입니다. 하이브리드란 이름처럼 퍼블릭(공공) 블록체인과 프라이빗(사적) 체인의 장점을 적절하게 취했다는 것이죠.

클레이튼의 프라이빗 블록체인 성격은 23개의 기업이 네트워크를 구성한다는 것입니다. 23개 기업에는 그라운드X와 모기업인 카카오, LG전자, 위메이드, 넷마블, LG유플러스, 셀트리온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이 있습니다. 클레이튼은 이미 기존 시장에서 업력을 쌓아 온 기업들의 평판이 네트워크 투명성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예컨대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대기업이 네트워크 조작을 시도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죠. 게다가 속도 면에서도 퍼블릭 블록체인의 방식보다 월등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면에서 퍼블릭 블록체인의 성격을 띠는 것일까요.

최근 만난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는 “기존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참여 기업들만이 자료를 처리했다면, 클레이튼은 누구나 원한다면 스마트컨트랙트(자동이행계약)를 만들어 배포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네트워크의 투명성과 보안성은 신뢰할 수 있는 기업들이 공동으로 운영해 서로를 견제함으로써 해결하고, 누구나 플랫폼에 참여할 수 있게 해 개방성을 높였다는 것입니다.

◇세계 무대 진출이 관건 = 클레이튼은 시작과 함께 많은 장점으로 국내 블록체인 스타트업을 파트너사를 끌어모았습니다. 플랫폼을 제대로 정하지 못하던 기업들과 이미 다른 플랫폼에서 개발 중이던 프로젝트들이 클레이튼을 선택했는데요. 대표적으로 이더리움에서 개발 중이던 보험 프로젝트 ‘직토’와 뷰티 소셜 프로젝트 ‘코스모체인’입니다. 블록체인 유통망 서비스 기업 ‘템코’는 루트스탁(RSK) 플랫폼에서 이더리움으로 전환한 후 다시 클레이튼으로 플랫폼을 변경했습니다.

이 밖에도 음식 취향 데이터 기반 서비스 ‘힌트체인’, 블록체인 소셜미디어서비스 ‘피블’ 등이 클레이튼에서 서비스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많은 국내 프로젝트가 클레이튼을 선택했다는 걸 보여주고 있죠. 그런데 국내 시장에만 특화된 플랫폼이 된다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습니다.

디앱 통계사이트 ‘스테이트오브디앱’에 따르면 이더리움 기반 디앱은 1881개, 이오스 기반 261개 등 이더리움을 채택한 프로젝트 수가 압도적입니다. 만약 해외에서 다른 플랫폼이 디앱 시장을 장악한다면, 클레이튼 파트너 개발사는 해외 진출을 위해 다른 플랫폼의 서비스를 개발해야 합니다.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이 다양한 플랫폼을 위해 개발하는 데는 인력과 금전적 여력에 부담이 될 수 있겠죠. 클레이튼의 성공 여부는 스스로뿐만 아니라 파트너 기업들까지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셈이죠.

◇플랫폼 선택 신중해야 = 언제나 시장은 1위 사업자를 위주로 돌아가는데요. 플랫폼 시장에선 더욱 그런 경향이 있습니다.

플랫폼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자칫 첫 선택에 따라 엄청난 기회를 놓칠 수도 있습니다.

최근 코스모체인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10의 블록체인 지갑에서 제외됐는데요. 이더리움 기반에서 클레이튼 기반으로 전환됐기 때문에 자연스레 빠진 것입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갤럭시S10은 출시 두 달 만에 세계적으로 1600만 대가 팔릴 만큼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앞으로 삼성전자에서 나올 스마트폰에 이더리움 기반 지갑이 기본으로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고려하면, 코스모체인은 수천만~수억 명의 잠재적인 글로벌 사용자를 놓친 게 됩니다.

어떤 플랫폼에서 서비스를 시작할지에 대한 결정은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를 가를 만큼 중요합니다. 클레이튼이 기술 갈라파고스가 될지 세계 무대로 가는 비단길이 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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