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병설유치원 업무 겸한 초ㆍ중학교 공무원, 수당 지급 근거 없다”

입력 2019-08-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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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서울중앙지방법원

초ㆍ중학교 공무원들이 병설유치원 행정 업무를 함께 수행한 것에 대한 겸임수당 지급을 요청했으나 법원은 지급할 근거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48부(재판장 최형표 부장판사)는 지난 달 4일 전모 씨 외 182명이 서울특별시를 상대로 “월 10만 원의 비율로 계산한 이익상당액을 지급하라”며 낸 부당이득금반환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전 씨를 포함한 12명은 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전 씨 등은 2년여간 서울시 관할 초등학교에 근무하면서 겸임 발령 없이 병설유치원 교직원의 급여ㆍ회계 지출 관리ㆍ예산 편성 및 결산ㆍ유치원운영위원회 등의 업무를 함께 처리했다. 그러나 서울시가 행정 업무를 겸임한 것에 대해 보수를 지급하지 않자 이들은 소송을 제기했다. 초등학교 교장과 교감은 겸임 발령을 통해 공무원 수당 규정 등에 따라 각각 월 10만 원, 5만 원의 교직수당을 받는다.

재판부는 먼저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은 공무원의 보수 등에 관해 근무조건 법정주의를 규정하고 있다”며 “공무원 보수 등 근무조건은 법률로 정해야 하고 예산에 계상돼 있지 않으면 지급할 수 없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지급 근거가 되는 명시적 규정이 존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 씨 등이 서울시를 상대로 구하는 부당이득은 실질적으로 공무원의 보수인 수당과 다르지 않으므로 이는 법률로 정해야 할 공무원의 근무조건에 해당한다”며 “지방공무원 법령에 현재까지 겸임수당에 관한 지급 근거가 명시적으로 마련돼 있지 않고 예산이 별도로 계상해 있지도 않아 근무조건 법정주의와 항목이 계상된 예산에 근거한 공무원 보수 지급 원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한편, 서울시의회는 지난 달 11일 서울시교육감이 제안한 '서울특별시교육감 소속 지방공무원 겸임수당 지급 조례안'을 가결하고 월 5만 원의 겸임수당을 지급하는 조례를 공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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