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가 기조가 심상찮다. 개인서비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품목성질에서 물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7개월째 0%대에 머물렀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56으로 전년 동월보다 0.6% 상승했다. 1월부터 7개월째 0%대에 머물면서 올해 누계 상승률도 0.6%에 그쳤다. 전월 대비로는 0.3% 하락해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근원물가인 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1.0% 상승하고, 전월 대비로는 0.2% 하락했다.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도 전년 동월보다 0.9% 상승하는 데 그쳤다.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0.4% 올랐으나, 전월보단 0.8% 내렸다.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6%, 전월 대비 2.5% 각각 하락했다.
품목 성질별로는 농산물 중 채소류(-6.4%), 공업제품 중 석유류(-5.9%)가 전년 동월 대비 큰 폭으로 내렸다. 서비스 중 집세는 전월에 이어 0.2% 하락했다. 공공서비스는 0.1% 내렸다. 그나마 개인서비스는 1.9% 올랐다. 종합물가지수에서 개인서비스의 기여도는 0.6%포인트(P)였다. 개인서비스 기여도를 제외하면 지난달 물가 상승률은 0%가 된다.
품목별 등락을 보면 농축수산물 중에선 돼지고기(-10.8%), 무(-27.5%), 마늘(-15.3%) 등이, 공업제품 중에선 휘발유(-7.4%), 자동차용 액화석유가스(LPG, -8.1%) 등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남녀학생복은 각각 47.5%, 44.8% 내렸다.
집세에선 월세가 0.4% 하락하고, 전세는 전년 동월과 보합세를 보였다. 전세 상승률은 2006년 2월(0.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공공서비스에선 택시료가 15.5%, 시외버스료가 13.4% 올랐으나 휴대전화료가 3.5%, 고등학교납입금은 3.2% 각각 내렸다. 개인서비스는 공동주택관리비가 6.2%, 구내식당식사비가 3.0% 오르는 등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채소 부분이 기상 양호로 출하량 늘어 하락했고, 기타 공업제품은 전년 동월 대비 보합세였는데 가공식품은 2.2% 상승했지만 석유류는 국제유가 하락, 유류세 인하로 내렸다”며 “서비스 물가도 1.0% 상승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한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개월 이상 0%대를 지속한 것은 2015년 2월~11월, 1999년 2~9월 이후 세 번째다. 일각에선 디플레이션 우려도 제기된다.
이 과장은 “디플레이션은 경제 전반의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상황이고, 경제의 특정 부분에서 마이너스 물가 성장을 기록했을 때 디플레이션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최근은 저유가가 지속되는 상황으로, 디스인플레이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