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중개지원대출(금중대) 중 신성장일자리지원대출 실적이 3조원을 돌파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월대비 증가폭도 4000억원을 넘겨 역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세액공제 등 제도개편에 따른 효과가 본격화하면서 일자리 관련 대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중대 잔액 역시 14조원에 육박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같은 증가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양양 등 강원도지역 산불피해에 따른 대출도 1억4000만원을 기록했다. 반면 설비투자 지원이 끊긴 중기대출안정화지원대출은 1년9개월째 감소세를 지속해 3년10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금중대 실적은 4월말 13조6518억원으로 2015년 7월(13조1341억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이래 석달째 증가세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통상 시중은행에서 대출이 이뤄지고 한은 금중대가 집행되기까지 2개월이 걸린다는 점에서 7월말로 잡힌 실적은 실제 시중은행에서 5월 집행된 대출이다.
이에 따라 25조원 한도대비 실적 비율은 56.0%를 기록했다. 역시 작년 12월말 56.3% 이후 최고치다.
금중대란 은행으로 하여금 중소·중견기업 등에 대한 대출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동 대출 취급실적에 비례해 한은이 은행에 낮은 금리로 자금을 공급하는 제도다. 현재 대출금리는 프로그램별로 0.5%에서 0.75%를 적용하고 있다.
프로그램별로 보면 신성장·일자리지원대출은 4079억원 급증한 3조200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관련 프로그램이 신설되고 실적이 잡히기 시작한 2013년 8월 이래 역대 최대규모다. 직전 최고치는 2016년 2월 기록한 2조8902억원이었다. 전월대비 증가폭도 사상 최대치였다. 직전 최대치는 2015년 1월 3256억원 증가였다.
이는 제도개편에 따른 효과라는게 한은측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9월20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관련 대출의 실적 부진이 계속되자 제도개편을 단행하고 그해 11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당시 일자리 창출기업 범위를 기존 청년고용에서 전체고용으로 확대했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으로 세액공제를 받은 기업을 지원대상에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제도개편후 첫 법인세 납부달인 올 3월부터 해당기업들이 법인세를 납부한후 세액공제 서류를 갖춰 대출신청에 나섰다.
반면 중소기업대출안정화지원대출은 1898억원 줄어든 3조372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 8월 3조3267억원 이후 3년10개월만 최저치다.
이 프로그램은 2017년 무역금융과 설비투자 프로그램을 통합해 신설한 것으로 무역금융 한도 3조원을 제외한 설비투자분 8조원을 사실상 종료했었다. 이에 따라 관련 프로그램 실적 규모는 최대 3조원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영세자영업자지원대출은 1억원 증가한 217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 9월 10억원 증가 이래 3년10개월만에 첫 증가세다.
지방중소기업지원도 1억원 증가한 5조9001억원 기록했다. 양양 등 강원도지역 산불피해에 따른 대출이 1억4000만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앞서 4월 한은은 속초, 고성, 강릉 등 강원지역 산불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을 지원키 위해 본점 한도유보금 100억원을 1년간 지원키로 한 바 있다. 무역금융지원대출은 전월과 같은 1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한은 금통위는 2017년 8월10일 금중대 프로그램의 명칭과 한도를 재정비하고 그해 9월부터 적용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창업지원은 신성장·일자리지원으로, 설비투자지원은 중소기업대출안정화지원으로 각각 변경했다. 특히 중기대출안정화지원은 기존 무역금융지원 프로그램 중 한시증액한도 3조원과 설비투자지원 한도 8조원(한시증액한도 1조원 포함)을 각각 전용했고, 설비투자지원 중 중견·중소기업지원은 종료키로 했었다.
이에 따라 신성장·일자리지원으로 6조원, 무역금융지원으로 1조5000억원, 영세자영업자지원으로 5000억원, 중소기업대출안정화지원으로 11조원, 지방중소기업지원으로 5조9000억원, 한도유보분으로 1000억원씩 각각 재배정했다.
한은 관계자는 “신성장일자리프로그램이 일자리를 중심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제도개편에 따른 효과”라며 “강원도 산불 피해지역 지원 관련 대출이 나가며 지방중기지원 대출도 한도가 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영세자영업자지원은 오랜만에 늘긴 했지만 정체 흐름은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신성장일자리는 8월에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7월 증가폭 수준 내지 그 이상 늘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