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재란 서울국제여성영화제(SEOUL International Women's Film Festival, SIWFF) 조직위원장은 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스탠포드호텔에서 여성영화제의 역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변 조직위원장은 이어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1997년부터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20년, 100년 동안 우리 사회 다양한 지점에서 모순된 현실을 보여주고 서로 대화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올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페미니스타로 선정된 김민정을 비롯해 공식 트레일러 연출자인 전고운 감독, 이은실 이사장, 박광수 집행위원장, 나윤경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 등이 참석했다.
김 이사장은 "여성에 대한 영화가 많아지는 것, 많은 사람이 여성에 관한 영화를 본다는 것이 여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람들은 영화가 하나의 레퍼런스가 되길 바라지만, 영화에선 여성들이 소비되곤 한다. 여성 영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누구와 공유해야 하는지 담론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여성영화제는 필요하다"고 했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출발했다. '20+1, 벽을 깨는 얼굴들'은 올해 슬로건이다.
박 집행위원장은 "스무 해 동안 많은 이들이 영화제가 뿌리내리는 데 힘을 보탰고, 영화제는 어느덧 사람 나이로 성년이 됐다"라며 "올해는 성년이 되어 맞는 첫해다. 앞으로 다부지게 하겠다는 마음과 여성들이 사회의 벽을 깨는 얼굴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올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는 서울국제영화제는 31개국 119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개막작은 베를린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인 '신은 존재한다, 그녀의 이름은 페트루냐'다. 2014년 실제 발생했던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었다. 여성 연대, 엄마와 딸의 관계라는 익숙한 여성주의적 이슈를 다루고 있다.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칸국제영화제 명예 황금종려상 등 각종 영화제에서 인정 받은 아녜스 바르다와 레즈비언 영화의 선구자로 알려진 미국 페미니스트 영화 제작자 바바라 해머 추모전도 개최한다. 한국 영화 100주년을 맞아 여성영화사를 이끈 선구자적 인물을 조명한다는 계획이다.
한국 최초 여성영화제작집단 바리터 창립 30주년 특별전도 마련한다. 여성주의 이슈를 선정해 영화와 함께 공론의 장을 만드는 쟁점들 섹션에서는 '룸의 성 정치'를 주제로 미투와 디지털 성범죄를 다룬다. 한·폴 수교 30주년을 맞아 폴란드 여성영화의 과거와 현재를 소개한다.
변 위원장은 "1997년 영화제가 처음 시작됐는데, 1955년부터 1997년까지 여성 감독이 7명에 불과했다"라며 "영화제는 가려졌던 여성 영화인을 조명하는 것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영화 '소공녀' 전고운 감독이 공식 트레일러 제작에 참여했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재기발랄하고 힘이 넘치는 편한 친구로 의인화하여 배우 김꽃비와 정하담이 출연했다.
'필름X젠더' 단편영화 제작지원 최종 당선작은 신승은 감독의 '프론트맨'과 오지수 감독의 '허밍'이 선정됐다. 올봄 세상을 떠난 여성 영화계의 큰 별 아녜스 바르다와 바바라 해머의 추모전도 열린다. 여성운동사, 박남옥 감독의 영화 세계 등을 주제로 한 스페셜 토크 등이 진행된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8일간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과 문화비축기지에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