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백색국가 제외] 靑 “단호한 대응”…한일관계 파국 치닫나

입력 2019-08-02 11:49 수정 2019-08-02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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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심사 90일전까지 해법없으면 ‘루비콘강’ 건널 듯…한일 갈등 전방위 확산

▲일본 정부가 각의(국무회의)에서 전략물자 수출 간소화 대상인 백색국가 명단(화이트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결정한 2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의 브리핑 화면을 보고 있다.(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각의(국무회의)에서 전략물자 수출 간소화 대상인 백색국가 명단(화이트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결정한 2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의 브리핑 화면을 보고 있다.(연합뉴스)
청와대가 2일 한국에 대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명단·백색국가) 제외 결정에 “단호한 자세로 대응”하겠다고 밝혀 한일 관계가 파국을 치달을 가능성이 커졌다.

일본은 이날 강제노역 대법원 판결을 문제 삼아 자국 산업 피해에도 불구하고 한국 산업에 큰 타격을 주기 위해 화이트리스트 배제라는 극단적인 경제보복을 단행해 한일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가고 있다.

이번 조치는 그동안 한일 간에 구축해온 경제협력 토대를 무너뜨리는 것뿐만 아니라 안보 협력에서도 더는 우방이 아니라는 것을 표명한 것으로 한일 간 ‘강대강’ 대치가 불가피해졌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기로 한 일본 아베 내각 각의(국무회의)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앞으로 우리 정부는 일본의 부당 조치에 대해 단호한 자세로 대응해나가겠다”고 말해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일본과 북한 핵·미사일 정보 공유를 해왔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연장을 거부할 가능성도 커졌다. 또 한국 내 반일 감정과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더욱 거세게 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추가 조치로 한국인에 대한 입국 절차를 까다롭게 할 수 있다는 보도까지 나와 한일 감정은 극한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특히 대법원의 강제노역 배상판결에 따라 강제노역 피해자들이 배상 판결에 응하지 않는 일본 전범 기업의 한국 내 자산을 강제매각할 경우 일본의 추가 보복 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또다시 일본이 추가 보복 조치를 단행한다면 한일 관계는 ‘루비콘강’(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건너는 상황이 돼 장기 대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미국이 중재에 나서겠다고 하지만 한일 중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간의 ‘탑다운’ 방식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연내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와 만날 수 있는 자리는 9월 하순 유엔총회, 10월 말∼1월 초 아세안+3 정상회담, 11월 중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등이 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특사파견이나 정상회담이 해결책이 된다면 만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어 정상 차원의 담판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쉽지 않다.

문제는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 제외함에 따라 수출 심사가 약 90일 정도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그때까지 한일 간 해법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일본이 해당 물자에 대해 수출금지까지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이 기간까지 외교적 해법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결국 한일 관계는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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