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양국 정부는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이틀째 장관급 무역협상을 열었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경제재생상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 자리에서 다음달까지 무역합의를 이룬다는 방침을 확인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4일 보도했다.
협상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은 자동차와 쇠고기 관세 삭감 및 철폐를 놓고 이견이 있지만 조만간 회담을 열어 진전시킨다는 계획이다.
모테기 경제재생상은 회담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양국의 입장 차이를 상당히 좁혔다”며 “합의의 끝이 보인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협상 내용이 구체적으로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미국과 일본은 자동차와 농산물 등 주요 품목에 대해 집중 논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은 일본에 농산물 시장 조기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은 미국이 빠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작년말 발효한 데 이어 유럽연합(EU)과의 경제동반자협정(EPA)을 올 2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들 협정에 따라 미국의 경쟁국인 호주, 캐나다, 유럽 국가에서 일본으로 들어오는 쇠고기, 돼지고기, 치즈 등 유제품의 관세가 낮아지고 있다.
미국은 농산물 분야에서 일본 측에 최대한 양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 측은 TPP 수준 이상의 관세 혜택을 미국에 부여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신 일본은 자동차 부품 등 공산품 관세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
자동차 관세 절감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온 미국이 이번 협상에서 공산품에 대해 유연한 자세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일본의 요구를 어느 정도 들어줄 가능성이 크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이처럼 미국과 일본이 서로 양보해가면서 협상 타결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각자의 셈법이 작용한 탓이다. 내년 가을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본과의 합의는 미 농업계의 표심을 돌릴 수 있는 카드다. 일본 역시 대선을 의식한 트럼프가 과도한 요구를 하기 전에 서둘러 협상을 마무리짓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이처럼 양측이 조기에 성과를 내려는 이해가 맞물리면서 미일 무역협상은 속전속결로 흘러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