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百, 해외 진출 1호점 ‘모스크바점’ 영업부진으로 축소 운영

입력 2019-08-04 16:35 수정 2019-08-04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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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부진’ 12년 만에 축소…사드보복 이후 해외 매출 내리막길

▲롯데백화점 모스크바점.(연합뉴스)
▲롯데백화점 모스크바점.(연합뉴스)

국내 백화점 업계 해외 진출 1호점인 롯데백화점 러시아 모스크바점이 결국 폐점수순을 밟는다. 롯데백화점은 모스크바점 1호점을 시작으로 러시아 제 2의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에도 진출할 계획이었지만, 1호점 개점 후 10여 년이 넘도록 이익을 내지 못하자 결국 기존 사업을 크게 축소했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러시아 모스크바 노빈스키 불바르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모스크바점이 운영난을 이유로 건물의 상당부분을 오피스로 개조하기로 결정했다. 2007년 9월 개점한 후 12년 만에 사실상 폐점에 가까운 매장 축소에 나선 셈이다.

롯데백화점 모스크바점은 호텔롯데 계열의 러시아 현지 법인 ‘롯데 루스’가 소유한 지하 4층, 지상 21층의 건물 가운데 8개 층인 지하 1층, 지상 7층을 임차해 백화점으로 운영해 왔다. 업계에 따르면 모스크바점은 러시아 현지 사정으로 10여 년간 영업 부진을 이어왔다. 러시아는 2014년 이후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 제재 등으로 불경기에 접어들었다. 이에 롯데백화점 러시아 현지 법인인 ‘롯데 쇼핑 루스’는 지난해 입점 업체들에 계약 기간이 종료되는 12월 중순까지 철수해달라고 요청하며 폐점 수순을 밟아왔다. 롯데 루스 측은 백화점으로 운영했던 8개 층을 개축해 오피스로 임대할 예정이다. 지하 1층과 1층을 제외한 전층을 오피스로 리모델링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롯데백화점은 폐점이라기보다 사업 축소에 가깝다고 해명했다.

롯데백화점 측 관계자는 "사업 환경이 어려워서 2층부터 7층까지는 오피스 임대로 바꾸는 것은 맞다. 하지만 지하 1층에서 1층 두 개 층에서는 프리미엄 마켓, 스타벅스, 일부 화장품 판매장이 운영되고 있다"며 "기존에 운영하던 온전한 백화점 형태는 아니지만 일부 매장이 남아있는 만큼 폐점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러시아에 진출하는 등 해외사업에 공을 들여왔지만 득보다는 실이 많았다. 러시아 진출 이후 롯데백화점은 2011년 중국 텐진 동마로점 개점을 시작으로 중국에 총 5개 점포를 냈다. 2013년에는 인도네시아 에비뉴점을 열었고, 2014년에는 베트남 하노이점, 2015년 호찌민점을 차례로 열며 동남아시아로 영역을 확대했다. 그러나 중국의 사드 보복 이후 롯데백화점은 2016년부터 2년간 중국 시장에서 1400여 억 원의 영업 손실을 냈고, 결국 지난해 톈진 동마로점에 이어 올해 3월 톈진 문화중심점과 웨이하이점을 폐점했다. 현재 중국에는 청두 환구중심점과 선양점만 운영 중이다.

해외 진출 점포가 하나둘 폐점하는 상황을 대변하듯 실제로 롯데백화점의 해외 사업은 2016년 이후로 역신장과 영업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해외 사업 부문은 2016년 매출 1360억 원을 기록한 뒤 이듬해 1160억 원, 지난해에는 1120억 원으로 부진했다. 영업적자도 심각하다. 2016년 830억 원이었던 적자폭은 지난해 1100억 원 수준으로 늘었다. 올해 1분기에도 해외 사업은 부진했다.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감소한 250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170억 원 적자에서 올해 4억 원으로 흑자전환했지만 이 역시 중국 내 점포 정리에 따른 판관비 절감이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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