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에 따르면 용의자는 패트릭 크루시우스라는 21세 남성으로, 그의 집은 캘리포니아주 댈러스 교외에 있다. 현장에서 800km 떨어져 있어 이민자가 많은 국경 마을을 노리고 사건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높다. 현지 경찰은 연방수사국(FBI)과 함께 ‘증오 범죄’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시작했다.
크루시우스는 사건을 저지르기 전 인터넷에 4페이지에 걸쳐 ‘범행 성명’을 기록했다. 그는 “이것은 텍사스에 스페인의 침략에 대한 행동”이라고 적고,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모스크(이슬람 예배당)에서 올해 3월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 피고를 지지한다”고 했다.
다만 현지 경찰은 이 글이 진짜 크루시우스가 작성한 것인지 확인되지 않았기에 자세한 내용은 삼가하겠다고 밝혔다. 증오범죄(인종과 종교에 대한 편견에 근거한 범죄) 가능성에 대해선 “다양한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지만 증오범죄도 그 중 하나”라며 신중하게 조사를 진행을 방침을 나타냈다.
사건 당시 시설 주변에는 주말을 맞아 1000명이 넘는 쇼핑객이 몰렸다. 현지 언론은 목격자의 말을 인용해 남성이 검은 옷에 귀마개를 하고, 손님들을 향해 총을 쏘면서 천천히 쇼핑몰 안으로 들어갔다고 전했다.
엘패소는 멕시코와의 국경 근처에 있는 인구는 약 83만 명의 도시로, 이민자가 많으며 그중 히스패닉계가 80%에 이른다. 총격 사건의 현장이 된 상업 시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 대책으로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국경 장벽에서 약 5km 지점에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텍사스 엘파소에서 일어난 총격 사건은 비극적일 뿐만 아니라 겁쟁이에 의한 행위였다”며 “아무 죄도 없는 사람들이 죽는 것을 정당화할 이유와 변명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지 주지사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고 적었다.
미국에서는 현재 3억 정 정도의 총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격 사건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올해 들어 총에 의해 사망한 사람은 자살을 제외하고 약 8700명에 이른다. 총기 규제에 대한 목소리도 갈수록 커진다.
텍사스에서는 2017년 교회에서 남성이 총을 난사해 1년 반 된 유아를 포함해 26명이 사망했으며, 지난해 5월에는 고등학교에서 당시 17세의 남학생이 총기를 난사해 학생 등 10명이 사망했다.
또 올해 5월에는 미국 남부 버지니아주에 있는 도시의 한 건물에서 시청 직원이 총을 난사해 12명이 숨졌다. 지난달 28일에는 서부 캘리포니아의 마늘 축제에서 남성이 총을 난사해 3명이 숨지고 12명이 부상했다. 같은 달 30일에는 남부 미시시피의 월마트에서 정직 처분된 직원이 총을 발포해 2명이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