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 테마주’가 연일 급등하는 가운데 해당 기업 임원진이 보유주식을 고점에서 대거 매각해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김용국 모나미 이사는 지난달 31일 보유주식 1만7403주를 5890원에 처분해 총 1억 원의 이익을 실현했다. 지난달 17일에는 회사 계정으로 보유한 자사주 35만 주를 처분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하면서 고점매도 논란이 일기도 했다. 회사 측은 유동자금과 투자금 확보 목적이라고 밝혔다. 처분 예정금액은 13억8670억 원이었다.
모나미는 일제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국산 필기류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에 급등했다. 7월 초까지 2000원대에 머물던 주가가 4배 가까이 올라 6일 장중 최고 8950원까지 오른 상태다. 반사이익 기대감에 수요가 몰리면서 손바뀜도 잦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한 달간 모나미 회전율은 2362.19%을 기록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모나미는 애국 테마주로 급등했지만, 주력 현금창출원은 자회사 항소가 담당하는 일본 필기류 수입·판매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도체 수혜주로 꼽히는 램테크놀러지의 경영진도 애국 테마주로 엮여 쏠쏠한 수익을 남겼다. 램테크놀로지 주식은 기존 3000원 후반에서 움직였지만, 지난달 초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한 달 만에 1만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지난달 26일 김홍달 부사장과 길준잉 대표의 친인척인 이환평 씨는 각각 4만1125주, 3만4563주에 대해 스톡옵션을 행사했다. 행사가는 3692원이었다. 김홍달 부사장은 29일 곧바로 3만 주를 8250원에 매도해 2억4750만원을 손에 쥐었다. 단순 투자자로 참여한 엘앤에스벤처캐피탈도 주가가 급등한 시기에 맞춰 128만2621주를 약 8000원에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회사 계정, 대주주의 매도는 해당 기업의 주가가 고점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일본 수출규제 수혜주로 급등했던 후성 역시 송한주 대표이사가 보유지분 12만 주 중 6만 주를 장내 매도했다고 밝히면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송 대표의 처분가는 1만1800원으로 기존 후성 주가 대비 2배에 달했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테마주로 상승해도 오너나 임원의 고점 매도는 법적으로 내부자 거래에 걸리지 않는 이상 불법적 매매 행위로 보기 어렵다”면서도 “테마주 자체가 주식을 묶어 지칭하는 것으로 개인투자자들이 정보 비대칭성 관점에서 열세에 있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애국 테마주를 주로 산 사람들도 개인투자자고, 피해도 그들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다”며 “주가 변동이 기업의 본질 가치와 연동되지 않는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