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5거래일만에 멈췄다.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도 사흘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외환당국의 전방위 개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인민은행이 홍콩에서 채권을 발행키로 한 것도 위안화 안정과 아시아통화 강세로 작용한 것도 우호적이었다.
다만 역외부터 오른 원·달러는 장중 1220원을 돌파하면서 3년5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중국이 7위안(포치·破七)을 허용하면서 이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이 중국을 25년만에 처음으로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와 코스닥이 전일에 이어 급락했고,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매도에 나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 장중 낙폭을 줄이기도 했지만 장막판 다시 하락했다. 코스피는 1910선까지 밀리며 3년6개월만에, 코스닥은 550선까지 떨어지며 4년8개월만에 각각 최저치를 경신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증시도 그렇고 혼란스런 장이었다며 당국의 구두개입과 실개입이 온종일 있었다고 전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산하면서 당분간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장중 저가는 1209.6원을 기록해 장중 변동폭은 13.4원에 달했다. 전날 변동폭도 16.0원에 달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됐던 2016년 11월9일 이후 2년9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었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6.04원 떨어진 1141.39원을 보였다. 전날에는 1147.43원을 보이며 2016년 7월8일 1157.17원 이후 3년1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었다. 최근 이틀간 오름폭도 66.51원에 달했었다.
역외환율은 나흘째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217.2/1217.6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3.15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증시도 그렇고 장이 혼란스럽다. 장초반엔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이슈가 시장을 뒤덮었다. 외환당국은 종일 개입에 나서며 분위기를 진정시키련느 모습이었다”며 “다만 장막판 코스피와 코스닥이 낙폭을 키웠고,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순매도를 늘려 원·달러는 전일 종가로 거래를 마쳤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최근 10~15년간 고점인 1230원을 넘긴 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이 환율전쟁으로까지 번지는 상황에서 쉽게 진정될 분위기도 아니다. 하반기 지나면 모를까 원·달러 환율은 1~2주 안에 안정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장시작전부터 당국의 구두개입이 있었다. 장중 실개입도 있었던 것 같다. 원·달러가 1220원대 고점을 찍고 나서는 상승세를 멎는 분위기였다. 오전중 인민은행이 홍콩에서 300억 위안 규모의 채권을 발행한다는 소식도 위안화와 아시아통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1210원은 지지될 것 같다. 당국 경계감과 수출업체 네고(달러매도) 등 실물량이 어느정도 나와주느냐가 원·달러 상승속도를 둔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46엔(0.43%) 오른 106.49엔을, 유로·달러는 0.0021달러(0.19%) 상승한 1.1204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249위안(0.35%) 떨어진 7.0718위안을 기록 중이다. 위안화도 장중 7.1393위안까지 오르기도 했었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29.48포인트(1.51%) 급락한 1917.50을 기록해 2016년 2월29일 1916.66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코스닥도 18.29포인트(3.21%) 폭락한 551.50을 보여 2014년 12월30일 542.97 이래 가장 낮았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6074억3900만원어치를 매도해 5거래일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이는 5월28일 7188억6300만원어치 순매도 이후 2개월10일만에 일별 최대 순매도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