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현 앤스페이스 대표 “사용자 중심 ‘공간 공유’ 시장 만들 것”

입력 2019-08-0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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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거래액 150억 전망”

▲정수현 앤스페이스 대표가 공간 운영자의 공유 사례를 담은 책 ‘콘텐츠가 리드하는 도시’를 든 채 미소 짓고 있다. (이지민 기자 aaaa3469@etoday.co.kr)
▲정수현 앤스페이스 대표가 공간 운영자의 공유 사례를 담은 책 ‘콘텐츠가 리드하는 도시’를 든 채 미소 짓고 있다. (이지민 기자 aaaa3469@etoday.co.kr)

“공실인 건물은 넘쳐나는데 막상 청년들이 사용할 공간은 찾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네에서 만날 수 있는 소규모 협업 공간, 회의실, 파티룸, 연습실 등 공간을 공유하는 플랫폼을 만든 이유에요. 현재 등록된 공간 호스트는 1만 2000팀인데 3년 뒤 10만으로 성장토록 할 것입니다.”

정수현 (35) 앤스페이스 대표가 당찬 포부를 밝혔다. 2014년 1월 1일 법인을 등록한 앤스페이스는 공간공유 플랫폼 ‘스페이스클라우드’를 운영하고 있다. 생활 공간을 에어비앤비처럼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로 용도에 따라 공간을 골라 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사용 회원은 현재 60만 명으로 내년까지 100만 회원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앤스페이스를 창업하기 전 정 대표는 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일했다. 2011~2012년 그곳에서 청년들의 진로를 연구하는 사업을 하면서 코워킹 스페이스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청년들이 창업을 하기 위해서 코워킹 스페이스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곧 정 대표의 창업 아이템이 됐다. 소셜 벤처 액셀러레이터 에스오피오오엔지(SOPOONG)가 3000만 원 규모로 시드 투자를 진행했고, 2016년 네이버가 17억 원을 투자하며 사업은 순풍을 탔다.

정 대표는 스페이스클라우드의 올해 거래액을 150억 원가량으로 전망한다. 재작년 40억 원, 지난해 80억 원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매해 2배씩 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 4월에는 책도 냈다. 앤스페이스가 출간한 ‘콘텐츠가 리드하는 도시’는 공간 운영자의 25가지 공간 공유 사례를 남았다. 책은 화제가 되는 공유 공간을 소개하는 데 더해 공간 운영자의 ‘콘텐츠’를 자세히 풀어냈다. 공간 운영의 노하우가 담긴 실무서이기도 한 이 책은 출간 10일 만에 2쇄를 찍을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앤스페이스는 사회적 문제를 벤처의 방식으로 푸는 ‘소셜 벤처’다. 그렇다면 앤스페이스가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적 문제란 무엇일까? 정 대표는 “공급자 중심인 부동산 시장을 사용자 중심으로 돌리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공급자들이 만든 세계에 임차인들이 들어오는 구조가 현재라면, 반대로 공급자들이 사용자가 선호하는 공간에 맞추도록 하는 것이 지향점”이라고 설명했다.

앤스페이스의 서비스인 스페이스클라우드는 ‘공간 공유’를 중심으로 한다는 점에서 위워크, 패스트파이브와 비슷하다. 다만, 위워크와 패스트파이브가 직접 임대에 나서는 반면 스페이스클라우드는 각각의 호스트를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 동네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작은 생활 공간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도 차별점이다.

앤스페이스는 지난해 공유주택 사업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서울사회주택리츠 공모사업에 선정돼 커뮤니티 하우스 ‘앤스테이블’ 브랜드를 론칭하게 된 것이다. 앤스페이스가 최대 30년 운영할 수 있는 이 공유주택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지어질 예정이다. 330㎡(100평) 부지에 올라간 6층 건물에는 주택에 더해 상가, 코워킹스페이스, 팝업 스토어 등이 포함된다. 2030 세대 20~24명이 살 수 있는 집이자 25명 가량이 일할 수 있는 코워킹스페이스다. 올해 12월에 준공돼 내년 1월부터 입주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입주자 모집은 올해 10월로 계획돼 있다.

정 대표는 소셜 벤처가 성장하기 위해 단순한 지원보다 공공부문에서 소셜 벤처의 존재를 인지하고 인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적 기업, 마을 기업, 협동조합처럼 사회적 경제에 관한 지원이 늘어나는 데 반해 소셜 벤처는 정의 논란이 많고 범위가 넓어 사회적 경제 지원책에 포함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공공 부문에서 ‘소셜 벤처’라는 언어를 많이 사용해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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