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실적 ‘충격’...롯데·신세계 ‘유통 빅2’ 온라인 공세에 ‘휘청’

입력 2019-08-09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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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제공)
(이마트 제공)

롯데와 신세계 등 유통업계 오프라인 맏형들이 휘청이고 있다. 이들 유통 공룡은 백화점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업에서 부진한 행보를 보였다. 특히 대형 할인점 부분에서는 충격적인 실적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초저가 정책 지속에 대한 의구심마저 낳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대형마트의 본연의 텃밭인 식품 분야에 이커머스의 공세가 예사롭지 않은 점도 장기적인 실적 부진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백화점 역시 안심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명품이 겨우 지탱하고 있지만, 이를 제외하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특히 이머커스 뿐만 아니라 명품 업체가 직접 온라인에 진출을 선언하는 등 명품 시장 역시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 백화점 실적은 선방...명품이 효자네 = 롯데백화점은 올해 2분기 매출 7642억 원과 영업이익 740억 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국내 기존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신장했고 국내 전점 실적도 소폭(+0.2%) 증가했다. 부동산세(+58억 원), 광고판촉비(+40억 원) 증가 등의 원인으로 판관비는 소폭 증가했으나 해외 적자 개선(+153억 원) 등으로 영업이익은 올 2분기 기준 30.4%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은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681억 원으로 동기 대비 14.7% 감소했다. 같은기간 총매출액은 2조2933억 원으로 12.6% 신장했지만, 당기순익은 243억 원으로 53.4% 뒷걸음질 쳤다. 순매출은 1조5060억 원으로 27.3% 늘었다. 인천점 철수와 온라인 판매를 SSG닷컴으로 합병에 따른 영향을 제외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강남점과 센텀, 본점 등 기존 대형점포의 외형성장이 지속됐다. 기존점의 매출 성장률은 5.7%다.

이들 백화점의 실적은 명품이 방어했다. 실제로 상반기 롯데백화점의 해외명품 상품군은 올 1월부터 6월까지 25.4% 신장하며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 해외명품 내 세부 품목별 실적도 해외명품 잡화의 경우 30.8%, 해외명품 시계·보석은 17%, 해외명품 의류는 20.1% 신장하는 등 품목별 큰 차이가 없는 전반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2분기 해외패션 및 생활가전 상품군 중심으로 매출이 상승하며 국내 기존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신장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안심하기는 이르다. 명품 유통에 경쟁자들이 하나둘씩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머커스 업체들이 명품 프로모션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명품 브랜드들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도 위협적이다. 최근 루이비통을 운영하는 LVMH그룹은 최근 온라인 명품 편집매장 ‘24S’에서 한국어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배송까지 프랑스 파리 물류창고에서 직접 하기로 했다.

◇ 대형마트는 실적 ‘충격’...이마트·롯데마트 동시 ‘적자’ = 이커머스 등 온라인업체들과 직접적인 경쟁을 벌이는 대형마트의 실적은 더욱 처참한다. 특히 이마트는 지난 2011년 법인 출범 이후 분기 첫 적자를 기록하며 낙제점을 받았다.

이마트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299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2분기에 비해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순매출은 4조5810억 원으로 14.8% 증가했지만, 당기순손실은 266억 원으로 이 역시 적자전환했다. 이마트의 실적을 끌어내릴 것은 대형마트의 부진이 크다. 올해 2분기 할인점의 총매출액은 2조578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하는데 그쳤다. 반면 영업손실은 43억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이마트는 분기 공휴일이 전년에 비해 이틀 적었던 점, 창동점 리뉴얼을 부진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더 큰 원인은 초저가 정책에 따라 마진이 줄어든 점과 전문점 확대에 따른 투자 비용이 확대됐다고 설명한다. 업계 관계자는 “연초부터 경쟁적으로 진행 중인 가격할인정책이 충분한 모객 효과를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 역시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롯데마트는 2분기 매출 1조 5962억 원과 영업손실 339억 원을 기록했다.

실적 충격에 빠진 이들 대형마트가 내놓은 자구책은 저가 전략을 이어 가며 차별화에 나선다는 점이다. 먼저 이마트는 전문점 사업을 개편에 나서 일렉트로마트와 삐에로쑈핑을 확대하고, 부진한 부츠 매장 수는 줄이는 등 구조조정을 꾀하기로 했다. 연말까지 추가 매장 오픈 목표는 일렉트로마트와 삐에로쑈핑이 각각 10개, 3개다.

롯데마트는 국내 오프라인 매장 수익 개선과 상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SKU(제품수) 최적화와 신선, 가공, 신선식품 등 핵심 카테고리 상품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비효율 매장을 온라인 물류 거점으로 전환하는 등 당일 배송 100%에 도전하는 물류 혁신 전략을 중점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전망이 밝은 것은 아니다. 키움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대형마트에 대해 “비식품 사업의 매출의 감소폭이 매우 높다”면서 “또한 비식품 품목은 가격/상품 구색 측면의 경쟁력 하락으로 인해 온라인 유통 업체에 점유율을 내주고 있고, 식품 분야는 온라인 유통업체의 새벽배송 강화에 따라 할인점의 매출 성장률이 악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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