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람코, 첫 실적 발표...IPO 구체계획 밝힐까

입력 2019-08-12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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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리아라비아에 있는 사우디아람코의 원유 정제시설 앞을 직원이 지나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로이터연합뉴스
▲사우리아라비아에 있는 사우디아람코의 원유 정제시설 앞을 직원이 지나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대 석유생산업체 사우디아라비아의 사우디아람코가 12일(현지시간) 첫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기업공개(IPO)에 대해 힌트를 줄지 주목된다.

10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사우디아람코는 12일 설립 이래 처음으로 실적을 발표한다. 아람코는 세계의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벌어들인 오일머니에 대해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다. 시장은 아람코의 수익성이 미국 엑손모빌이나 애플보다 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람코가 실적을 공개하기로 하면서 IPO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고조되고 있다. 아람코가 실적 발표에 이어 IPO까지 고려하는 등 재무 투명성을 강화하는 조치를 두고 NYT는 중대한 변화를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사다드 이브라힘 알 후세이니 아람코 전직 부사장은 “실적 및 매장량을 비롯한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한다는 것은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평가했다.

아람코가 이처럼 중대한 변화를 택한 배경에 대해 NYT는 우선 재무 투명성으로 세계 투자자들을 유인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사우디의 원유시장 전망은 밝지 않다. 미국 셰일 가스 붐으로 원유 가격이 압박을 받고 있고 기후변화 탓에 화석 연료에 대한 우려 등이 커진 탓이다. 다양한 요인이 사우디 원유의 미래를 위협해오자 사우디가 투자 유치를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아람코의 바람과 달리 IPO 전망이 좋지만은 않다. 리서치회사 베른슈타인의 오스왈드 클린트 애널리스트는 “아람코의 막대한 수익에도 불구하고 석유회사에 대한 회의적 환경 때문에 투자자들을 유인하기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의구심은 지금 아람코의 유일한 주주인 사우디 정부의 역할과 관련됐다.

NYT에 따르면 아람코는 IPO를 통해 전체 주식의 5% 매각을 논의하고 있다. 이는 결국 아람코 수익이 정부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걸 의미한다고 NYT는 지적했다.

아람코의 이사진 11명 가운데 5명이 정부 고위 관계자인 가운데 아람코는 그동안 정부 요구로 유가를 지지하기 위해 생산을 줄였다. 정부가 자금을 요구하면 아람코가 배당금을 늘릴 가능성도 충분하다. 지난해 아람코가 정부에 배당금으로 지급한 돈이 580억 달러에 이른다.

벤 카힐 에너지인텔리전스 연구 디렉터는 “투자자들은 그들이 아람코의 경영전략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경제 둔화도 IPO 전망을 어둡게 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다른 산유국들의 대규모 감산에도 불구하고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59달러에 접근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정학적 환경도 아람코 IPO에 악재다. 최근 몇 달 동안 페르시아만에서 벌어진 유조선 피격으로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갈등도 리스크를 키우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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