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이적행위(利敵行爲)

입력 2019-08-13 05: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김병기 전북대 중문과 교수

일본의 ‘경제 침략’, 한일 ‘경제전쟁’이라는 말이 우리 사회에 넘치고 있다. 그만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부당한 ‘침략적’ 행위이고, 일본의 그런 부당한 조치로 인하여 한일관계가 심히 악화되었음을 의미한다. 지금, 한국과 일본은 경제적인 면에서도 심리적인 면에서도 사실상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다시는 일본에 지지 않는다”는 발언을 한 것도 사실상 ‘경제전쟁’ 상태임을 선언함에 다름이 아니다. 이처럼 심각한 국가적인 위기 앞에서 온 국민이 나서서 이 위기를 극복할 대안을 찾으며 반드시 일본을 극복하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는 이때에 뜬금없이 거리에 나타나 “아베 수상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를 드립니다”라고 외치면서 “이거는 문재인이 머리를 숙이고 일본에 사죄하지 않으면 절대로 해결이 안 됩니다”라는 말을 서슴없이 해대고, 심지어는 “일본이 한국을 독립국으로 인정해 주었는데 은혜를 원수로 갚는 대한민국”이라는 말까지 하는 무리들이 있다. 생각이 달라도 이렇게 다를 수가 있을까? 소름이 끼친다.

우리가 일본에 대해 ‘경제 침략’, ‘경제전쟁’이라는 표현을 하는 것은 이미 일본을 적으로 간주하고 그들의 ‘침략’과 ‘전쟁’ 행위를 막아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러한 적 앞에서 오히려 대한민국을 “은혜를 원수로 갚는 나라”라고 규탄하고, “아베 수상님께 사죄드리면서” 우리 대통령을 향해서도 사죄하라고 윽박지르는 이들의 행위를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이적행위라는 말 외에 달리 사용할 말이 없다. 이적은 ‘利敵’이라고 쓰며 각 글자는 ‘이로울 이’, ‘원수(怨讎) 적’이라고 훈독한다. “우리에게 원한이 맺힐 정도로 해를 끼친 사람이나 집단에 대해 오히려 이로움을 주는” 행위를 이적행위라고 하는 것이다. 위험한 ‘전쟁’ 앞에서 대놓고 해대는 이적행위, 마땅히 엄한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금상추에 배추·무까지…식품업계, 널뛰는 가격에 불확실성 고조 [식탁 지배하는 이상기후]
  • 단독 한달 된 '실손24' 60만 명 가입…앱 청구 고작 0.3% 불과
  • 도쿄돔 대참사…대만, 일본 꺾고 '프리미어12' 우승
  • 뒤늦게 알려진 '아빠' 정우성…아들 친모 문가비는 누구?
  • '당원 게시판 논란'에 연일 파열음…與 균열 심화
  • 코스닥·나스닥, 20년간 시총 증가율 비슷했지만…지수 상승률은 ‘딴판’
  • 이재명 오늘 '위증교사' 선고...'고의성' 여부 따라 사법리스크 최고조
  • 성장률 적신호 속 '추경 해프닝'…건전재정 기조 흔들?
  • 오늘의 상승종목

  • 11.22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6,620,000
    • +0.34%
    • 이더리움
    • 4,673,000
    • -1.52%
    • 비트코인 캐시
    • 718,500
    • +1.48%
    • 리플
    • 2,014
    • -2.28%
    • 솔라나
    • 353,400
    • -0.39%
    • 에이다
    • 1,435
    • -4.14%
    • 이오스
    • 1,186
    • +11.26%
    • 트론
    • 290
    • -1.69%
    • 스텔라루멘
    • 777
    • +11.64%
    • 비트코인에스브이
    • 97,100
    • -0.21%
    • 체인링크
    • 24,980
    • +2.04%
    • 샌드박스
    • 982
    • +62.3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