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경제 침략’, 한일 ‘경제전쟁’이라는 말이 우리 사회에 넘치고 있다. 그만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부당한 ‘침략적’ 행위이고, 일본의 그런 부당한 조치로 인하여 한일관계가 심히 악화되었음을 의미한다. 지금, 한국과 일본은 경제적인 면에서도 심리적인 면에서도 사실상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다시는 일본에 지지 않는다”는 발언을 한 것도 사실상 ‘경제전쟁’ 상태임을 선언함에 다름이 아니다. 이처럼 심각한 국가적인 위기 앞에서 온 국민이 나서서 이 위기를 극복할 대안을 찾으며 반드시 일본을 극복하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는 이때에 뜬금없이 거리에 나타나 “아베 수상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를 드립니다”라고 외치면서 “이거는 문재인이 머리를 숙이고 일본에 사죄하지 않으면 절대로 해결이 안 됩니다”라는 말을 서슴없이 해대고, 심지어는 “일본이 한국을 독립국으로 인정해 주었는데 은혜를 원수로 갚는 대한민국”이라는 말까지 하는 무리들이 있다. 생각이 달라도 이렇게 다를 수가 있을까? 소름이 끼친다.
우리가 일본에 대해 ‘경제 침략’, ‘경제전쟁’이라는 표현을 하는 것은 이미 일본을 적으로 간주하고 그들의 ‘침략’과 ‘전쟁’ 행위를 막아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러한 적 앞에서 오히려 대한민국을 “은혜를 원수로 갚는 나라”라고 규탄하고, “아베 수상님께 사죄드리면서” 우리 대통령을 향해서도 사죄하라고 윽박지르는 이들의 행위를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이적행위라는 말 외에 달리 사용할 말이 없다. 이적은 ‘利敵’이라고 쓰며 각 글자는 ‘이로울 이’, ‘원수(怨讎) 적’이라고 훈독한다. “우리에게 원한이 맺힐 정도로 해를 끼친 사람이나 집단에 대해 오히려 이로움을 주는” 행위를 이적행위라고 하는 것이다. 위험한 ‘전쟁’ 앞에서 대놓고 해대는 이적행위, 마땅히 엄한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