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미중 무역전쟁보다 글로벌 시장에 더 심각한 이슈”

입력 2019-08-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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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무력진압 우려 갈수록 고조돼…“홍콩 허브 지위 흔들려”

▲홍콩 국제공항에서 12일(현지시간) 모든 비행이 취소된 가운데 승객들이 체크인 카운터에 앉아 있다. 홍콩/로이터연합뉴스
▲홍콩 국제공항에서 12일(현지시간) 모든 비행이 취소된 가운데 승객들이 체크인 카운터에 앉아 있다. 홍콩/로이터연합뉴스
홍콩 시위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을 넘어 세계 경제와 시장의 가장 큰 근심거리로 떠올랐다.

미국 CNBC방송 ‘매드머니’ 진행자인 짐 크래머는 12일(현지시간) 홍콩 시위가 미중 무역전쟁보다 글로벌 시장에 더 심각한 이슈라며 투자자들은 반정부 시위로 인한 낙진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크래머는 “중국 공산당이 홍콩 사태를 더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중국 정부는 무역보다 홍콩을 더 우려한다. 홍콩은 무역 논의보다 더욱 심각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아시아 주요 금융허브인 홍콩이 폐쇄되면 세계적인 리세션(Recession·경기침체)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종을 울렸다.

6월 하순 시작된 홍콩 시위는 좀처럼 잠잠해질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처음에는 범죄인을 중국 본토로 인도할 수 있는 범죄인 송환법에 대한 반대로 시위가 시작됐으나 이제는 전반적인 반정부 반중국 시위로 확산됐다.

이날도 약 5000명이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공항 중 하나인 홍콩국제공항으로 몰려들어 결국 공항이 폐쇄됐다.

크래머는 “중국이 홍콩 사태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최대 우려”라며 “중국 정부가 시위를 진압하고자 인민해방군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홍콩에서 톈안먼 민주화 운동 당시와 같은 일이 벌어지면 시장 타격은 불가피하다”고 최악의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중국군이 1989년 베이징에서 시위 진압에 나서면서 당시 최소 1만 명이 사망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정부도 최근 홍콩 시위대에 대한 강도 높은 경고를 반복해 무력진압 우려를 고조시키고 있다. 홍콩 업무를 총괄하는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의 양광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과격한 시위자들이 경찰을 공격했다”며 “이는 심각한 범죄이며 테러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폭력 범죄는 무자비하게 진압돼야 한다”며 “홍콩 상황은 중요한 고비를 맞고 있다. 질서 회복이 가장 시급한 임무”라고 강조했다.

사무판공실은 최근 2주일간 무려 세 차례나 기자회견을 열어 그만큼 중국 정부가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보고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 언론들은 이날 치안 유지를 담당하는 무장경찰이 대규모 훈련을 위해 홍콩에 인접한 광둥성 선전에 집결하고 있다고 전했다. 무장경찰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끄는 중앙 군사위원회의 직접적인 지시를 받는다. 다수의 장갑차와 트럭이 고속도로로 남하하는 영상도 돌고 있다.

블룸버그통신도 홍콩의 심화하는 정치위기가 이제 경제위기로 확산할 위험이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그러면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금융허브라는 홍콩의 지위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받게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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