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대선 전초전서 좌파 후보 완승...금융시장 패닉

입력 2019-08-13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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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예비선거 결과 발표 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대통령궁에서 12일(현지시간)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AFP연합뉴스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예비선거 결과 발표 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대통령궁에서 12일(현지시간)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AFP연합뉴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선거 예비선거에서 중도좌파 후보가 예상을 깨고 완승을 거두면서 아르헨티나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친(親)시장주의 성향의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현 대통령이 11일 치러진 대선 예비선거에서 좌파 후보에 크게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투표 결과,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을 러닝메이트로 내세운 중도좌파 후보 알베르토 페르난데스가 47.7%를 득표해 마크리 대통령(32.1%)을 15%포인트 이상 격차로 따돌렸다. 오차범위 내 박빙으로 나왔던 투표 전 여론조사와도 현저히 차이가 났다. 오는 10월 27일 치러지는 대선에서 마크리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이 적다는 분석도 나온다.

마크리 대통령의 이같은 완패는 시장에 충격을 줬다. 선거 다음날인 12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증시 메르발지수는 개장 직후 10% 이상 폭락 출발해 지난주 종가 대비 무려 37.9% 폭락한 2만7530.80에 장을 마쳤다. 블룸버그는 달러 기준으로 치면 주가는 48% 하락, 이는 지난 70년 간 전 세계 94개 증시 중 두 번째로 큰 낙폭이라고 분석했다.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도 하루 만에 18.8% 급락해 달러당 57.30페소로 마감됐다. 이날 페소화 가치는 장 초반 약 25% 급락해 역대 최저 수준에 이르렀다가 중앙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달러 중 1억500만 달러 규모를 매각하면서 낙폭을 줄였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이 환율 방어를 위해 달러를 매각한 것은 지난 4월 이후 처음이다.

지메나 블랑코 베리스크 메이플크로프트 미국 담당 애널리스트는 “아무도 이런 선거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다”면서도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마크리 대통령의 긴축 정책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 선거”라고 평가했다.

이번 예비선거는 마크리가 추진해온 경제개혁에 대한 심판 격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친기업 성향의 마크리 대통령은 올해 말 재선에 성공하면 그동안 펼쳤던 긴축정책을 이어가겠다고 공언해왔다.

4년 전, 아르헨티나는 12년 좌파 대통령 시대를 마감하고 기업인 출신 마크리 대통령을 선택했다. 경제 살리기에 대한 아르헨티나 국민의 열망이 담긴 결과였다. 그러나 마크리의 성적표는 좋지 않았다. 그가 집권한 이후 3년 간 인플레이션이 55%를 넘었고 페소화 가치는 급락했다. 지난해에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좌파 후보 등장으로 포퓰리즘이 난무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복지 포퓰리즘 정책으로 잘 알려진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2007∼2015년 집권 당시 환율을 엄격히 통제하는 등 시장에 개입하는 경제정책을 펴왔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후보는 집권하면 IMF와 다시 협상하겠다는 의사도 밝힌 바 있다.

컨설팅업체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이번 결과가 투자자들이 두려워하는 좌파 포퓰리즘의 길을 닦은 것”이라며 “아르헨티나 주식과 채권, 환율이 당분간 심한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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