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 K-뷰티에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는 러시아

입력 2019-08-1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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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19-08-13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러시아가 화장품업계에 기회의 땅으로 부상했다.

러시아 화장품 시장은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수입 의존도가 전제 시장의 절반을 넘어설 정도로 높다. 러시아 스킨케어 시장규모는 지난해 21억달러(2조 5160억 원)이며 이 가운데 화장품 수입액은 12억 달러(1조 3869억원)에 이른다.

브랜드숍을 비롯한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러시아 시장에서만큼은 예외다. 2017년 러시아 시장 점유율 5위권이던 한국산 화장품은 지난해 전통적인 화장품 강국인 미국, 이탈리아, 독일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한국보다 점유율이 높은 국가는 프랑스뿐이다.

지난해 중국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로 줄줄이 실적이 악화된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러시아 시장을 눈여겨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13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 러시아 화장품 수출액은 1억5900만 달러(1838억 2000만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수출액만 63%나 증가한 수치다.

특히 러시아는 한국 화장품 가운데 스킨케어 제품 선호도가 높았다. 스킨케어 수출액은 9200만달러(1063억 6100만원)로 전년대비 73%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러시아 화장품 수출국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다. 수입산 시장 점유율에서도 11.6%로, 31%를 차지하는 프랑스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러시아에서는 한국산 마스크팩과 BB크림이 특히 인기상품으로 꼽힌다.

국내 화장품 업태 중 가장 고전 중인 브랜드숍의 러시아 진출도 활발하다. 토니모리, 어퓨, 네이처리퍼블릭 등이 러시아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며 현지 헬스앤뷰티(H&B)스토어를 통한 진출도 늘고 있다.

▲코스맥스가 생산하는 레뚜알 PB
▲코스맥스가 생산하는 레뚜알 PB

H&B스토어에 입점한 브랜드로는 AHC, 닥터자르트, 빌리프 등이 있다.

AHC의 경우 지난 2월 러시아 최대 H&B스토어인 레뚜알(L’etoile)의 316개 매장과 온라인몰에 동시 입점에 성공하기도 했다. 레뚜알은 러시아 지역 1위, 세계 3위 규모의 화장품 유통 채널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 280여 도시에 100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러시아 시장이 국내 화장품업계에서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높은 오프라인 구매율이다. 러시아의 온라인 화장품 구매 비중은 6%에 불과하고, 94%가 편의점과 헬스앤뷰티스토어, 백화점을 통해 제품을 구매한다. 온라인몰에서 구매하는 비중이 적기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 운영을 통해 충분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시장이라는 얘기다.

화장품 연구·개발·생산(ODM) 전문기업인 코스맥스도 러시아에 진출한다. 이 회사는 레뚜알의 PB(자체 상표) 브랜드를 제조· 수출키로 했다. 코스맥스가 레뚜알에 제공한 신제품은 △브랜드 △용기 디자인 △제품개발 △생산 △마케팅 컨설팅까지 더한 OBM(Original Brand Manufacturing) 방식으로 수출한다. 수출 브랜드는 각각 베지테리아(VEGITERIA)ㆍ율희(Yurl-Hee)로 스킨, 로션, 에멀전, 세럼, 마스크 등 42개 품목이 포함됐다.

앞으로 국내 화장품 업계의 러시아 진출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현지에서 한국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데다 매년 높은 수출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 화장품 매장에서는 한국제품을 따로 분류해 판매하고 있으며, 전문적으로 한국 제품만 취급하는 매장도 있을 정도로 한국 제품 선호도가 높다”며 “현재 10명 중 1명이 한국 제품을 사용하고 있지만 올해와 내년을 기점으로 이 비중은 급속히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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