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인 항공 시장에 신규 LCC들이 줄줄이 취항을 준비하고 있어 우려의 시선이 가득하다.
공급 증가로 인한 경쟁 심화, 여행수요 증가세 둔화 등 업황 부진으로 기존 LCC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으며, 여기에 ‘한일관계 악화’라는 대형 악재가 터져 매출의 20~30%를 일본 노선에 의지했던 LCC들은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
LCC 맏형인 제주항공은 2014년 2분기 이후 20분기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낼 정도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신규 LCC인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세 곳 모두 사세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어 업계에서는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항공기 도입 계약, 신규 채용은 물론 심지어 신사옥을 짓는 곳도 있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강원도를 기반으로 하는 플라이강원은 5월부터 운항승무원(조종사) 경력직을 수시로 채용 중이며, 이달엔 일반 사무직도 채용한다. 또 최근 다섯 번째 항공기(B737-800) 도입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으며, 양양에 건립 중인 신사옥은 이달 말 완공된다.
청주국제공항을 거점으로 한 에어로케이도 전 부문 채용을 진행중이며 A320 항공기 3대에 대한 임차 계약을 완료했다. 이달 중으로 운항증명(AOC)을 신청할 계획이다. 미국 LA 등 장거리 노선 취항을 계획하고 있는 에어프레미아도 전 사업부문 경력직 채용을 진행 중이다. 또 항공기 리스사 에어리스코퍼레이션과 보잉 787-9 3대에 대한 운영리스 본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이에 대해 한 업계 전문가는 “한일관계 악화로 어쩔 수 없이 일본 노선 감축을 감행할 수밖에 없었던 LCC들이 중국, 동남아 등 다른 노선 취항에 속도를 내는 등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상황인데, 이 시점에 3개나 되는 신규 LCC가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LCC들은 일본 노선과 달리 중국 노선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이를 만회할 수 있는 또 다른 대안도 고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사실상 아직은 정식 항공사가 아닌 이들 기업의 무리한 행보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3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사업면허를 받은 이들 항공사는 1년 내에 안전면허로 불리는 AOC를 신청·통과해야 하고, 2년 내 노선 허가를 받아 취항해야 하는 등의 많은 관문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 역시 신규 면허 진입 장벽을 낮췄지만 이후 단계에서는 보다 면밀한 검토를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어, 추가 탈락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과거 에어서울 역시 AOC 신청 후 한 차례 고배를 마신 적이 있다. 결과적으로 세 곳 중 몇 곳이 비행기를 띄울지 모르는 상황인 셈이다.
설상가상으로 지속적으로 적자를 내고 있던 지방공항에도 한일 관계 악화라는 리스크가 더해져 신규 LCC들에는 좋지 않은 상황이다. 플라이강원은 강원도 양양공항, 에어로케이는 청주공항을 기반으로 취항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