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때문에..지분 매각 예상되는 대기업은

입력 2019-08-14 10:57 수정 2019-08-1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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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지배구조.(출처=SK증권)
▲삼성그룹 지배구조.(출처=SK증권)

최근 LG그룹과 한진그룹, 두산그룹 등에서 상속이슈가 발생하면서 상속과 경영권 승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4일 SK증권은 향후 삼성과 현대차, 롯데, 효성 등의 대기업 집단도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대기업 중 경영권 승계 및 지배구조 관심 기업으로 삼성그룹, 현대차그룹, 롯데그룹, 효성그룹, HDC그룹, 한화그룹,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농심그룹, 애경그룹, CJ그룹, KCC그룹 등 11개 대기업을 꼽았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대기업 최대주주의 경우 할증률이 가산돼 최고 65%의 상속세율이 적용된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높은 상속세율로 상속세 재원 확보가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중요한 변수가 된다"며 "상속받은 지분의 배당을 확대시키거나 주식담보대출, 공익법인 증여, 주식 매도 등으로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는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그룹은 삼성전기와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을 매각해 순환출자를 모두 해소한 상태로 지배구조 개편보다는 상속세 재원 확보가 중요한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상장사 지분가치만 15조2000억 원으로 이에 대한 상속세는 9조 원 규모다. 연부연납을 가정하면 1조5000억 원을 6년 간 납부해야 한다. 이 회장의 지분을 이재용 부회장이 모두 상속받을 경우 예상 배당금은 6700억 원 가량으로 약 9000억 원의 현금이 추가로 필요하다.

최 연구원은 "주식담보대출을 활용하거나 일부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삼성전자의 계열사 내 지분율은 20.9%로 공정거래법상 의결권이 15%까지 인정되기 때문에 오너 일가의 일부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의결권에 변화가 없다"고 분석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정몽구 회장의 상장사 지분가치만 4조1000억 원으로 상속세 규모는 2조4000억 원으로 예상된다.

정의선 부회장이 경영권을 승계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해 외국인 주주의 반대로 지배구조 개편에 실패한 바 있다. 현재 4개의 순환출자 고리와 금융계열사 보유 등으로 단기간에 지주사 전환은 어려우며 상속세 재원 확보도 여의치 않다.

결국 향후 지배구조 개편 방향에 따라 일부 지분 매각이나 공익법인 증여 등 상속세 재원 확보 방법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CJ그룹은 최근 CJ올리브네트웍스를 IT 부문과 H&B 사업부로 분할하고 주요주주의 IT 부문 주식을 CJ 자사주와 교환했다. 이재현 CJ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은 CJ 지분 2.8%를 확보하게 됐다.

최 연구원은 "지주회사 지분 확보가 중요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지주사 지분 확보를 위해 H&B 사업부의 역할이 강화될 전망"이라며 "추후 CJ와의 합병, 지분스스왑 등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신동주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종료된 데다 신격호 회장의 지분가치가 크지 않아 경영권 및 상속세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과 농심그룹은 이미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해 그룹 경영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다만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일부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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