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영국금리에 연계된 파생상품의 원금손실 우려가 커지자 시중은행들이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불완전판매에 관한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14일 금융업계 따르면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은 최근 임원이 주도하는 영업 지원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문제가 된 파생결합증권(DLS)의 동향을 점검하고, 투자자를 대상으로 안내를 하고 있다.
DLS는 금리나 환율, 국제유가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금융상품이다. 기초자산의 가격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증권사들은 1조 원 규모(사모 방식)로 판매했다.
그런데 문제가 터졌다. 미ㆍ중 무역 분쟁이 격화하면서 독일 국채 금리와 영국 CMS(이자율 스와프) 금리가 급락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손실이 수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상품 만기는 다음 달이다. 손실을 줄이기 위해 지금 환매하면 환매금의 7%를 수수료로 물어야 한다.
투자자들은 "기초자산(금리)가 내려갈 수도 있다는 충분한 안내를 듣지 못했다"라며 불완전 판매 가능성을 주장한다. 내달 만기를 앞두고 이제서야 TF를 꾸린 것도 뒷북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한 법무법인은 피해를 본 투자자를 모아 법적 대응도 준비 중이다.
금융당국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주 초부터 실태 점검에 나섰다. 민원인과 은행을 상대로 가입ㆍ판매 경위를 듣고 자료 수집을 마친 상태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DLS 상품 손실에 대해 금감원과 함께 들여다보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보게 되면 은행들의 영업 행태도 같이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은 불완전 판매 가능성은 없다고 반박한다. 은행 관계자는 "만기가 남아있어 손실 여부를 논하기는 이르다"라며 "투자설명서를 읽고 계약서에 사인을 받고 있어 불완전판매 가능성은 작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