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쏙쏙⑱] 엑스엘게임즈, 모바일로 승부수 던진 ‘리니지의 아버지’

입력 2019-08-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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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19-08-18 18: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회사 설립 16년 차… 송재경이 이끄는 RPG 전문 게임개발 회사 = 엑스엘게임즈는 2003년도에 설립한 1.5세대 게임 회사다.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는 국내 최대 게임 저작권 중 하나로 평가받는 리니지를 탄생시킨 개발자다. 그가 엔씨소프트 부사장직을 그만두고 나오면서 설립한 곳이 엑스엘게임즈다.

엑스엘게임즈는 창사 직후 실사 풍의 레이싱게임 ‘XL1’ 개발에 착수했다. 이 게임은 마니아 층의 기대를 모았으나 흥행에는 실패했다. 이에 송 대표는 주특기라고 할 수 있는 MMORPG 장르의 게임 개발에 착수했다.

엑스엘게임즈의 첫 RPG 작품인 ‘아키에이지’는 150여 명의 게임전문가들과 7년 이상의 개발 기간, 400억 원 이상의 개발 자금이 소요된 대작 MMORPG 게임이다. 출시 당시 최고의 유명세를 떨쳤던 전민희 판타지소설 작가와 뮤지션 윤상 씨가 스토리와 음악에 참여하며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국내 시장에서는 게임에 대한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소위 흥행 대박에는 미치지 못했고, 오히려 북미나 유럽, 러시아와 같은 서구권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 글로벌 서비스를 현재 진행 중에 있다.

게임업계의 개발자들은 엑스엘게임즈를 생각하면 떠올리는 긍정적인 단어들이 ‘창의성’과 ‘도전’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엑스엘게임즈는 송 대표가 창업했던 넥슨이나 몸담았던 엔씨소프트에 비하면 몸집이 작은 규모다. 하지만 남다른 도전 정신을 갖고 있던 송 대표는 아키에이지 출시 이후 곧바로 세계 3대 게임으로 불리던 시드마이어의 문명 IP를 온라인 버전으로 해석한 ‘문명온라인’ 출시에 공을 들였다. 문명온라인은 기존 MMORPG에 세션제를 도입한 색다른 콘셉트로 출시 전부터 게이머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하지만 도전정신이 무색하게 완성도에서 아쉬움을 남기며 실패의 고배를 마셨다.

◇문명온라인의 실패와 고난… 모바일로 도전하니 몰리는 인재들 = 문명온라인이 출시될 당시 국내 시장의 추세는 이미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급격히 변화하던 시기였다. 여러 여력이 마땅치 않았던 엑스엘게임즈 입장에서는 좋지 않았던 온라인시장에 게임을 출시하고 모바일게임에도 대응해야 하는 두 가지 과제를 안고 있었다. 당시 여러 주요 게임회사들이 그랬듯 엑스엘게임즈도 온라인 RPG의 장인들이 모여 있었지만, 정작 모바일게임은 생소했던 탓에 모바일시장에서 연이은 고배를 마셨다. 2016년부터 엑스엘게임즈는 시련의 세월 속에, 살아남기 위한 갖은 노력을 할 수밖에 없는 어려움을 겪었다.

생존을 위해 회사는 X4,Q4 등 진행 중이던 프로젝트를 과감히 포기하고 달빛조각사 개발과 아키에이지 살리기에 주력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경영합리화에 나선 것. 네오위즈게임즈 대표를 지냈던 최관호 대표가 경영 쪽 메가폰을 쥐었고 송 대표가 달빛조각사와 아키에이지를 모두 총괄하는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구조조정 등의 뼈아픈 경험을 겪어가며 2018년 8월 카카오게임즈, 위메이드 등으로부터 200억 원의 신규투자를 받아내며 긴 고난으로부터 탈출의 물꼬를 텄다.

여전히 불안한 재정 상황에도 불구하고 업계 개발자들의 입사 지원은 이어졌다. 엑스엘게임즈 특유의 자유롭고 개방적인 개발 문화가 개발자들의 선택을 받은 것이다. 엑스엘게임즈는 80% 이상이 게임 개발자로 구성된 정통 RPG 개발회사로 직원 수는 계속 늘어 현재는 400명에 육박하고 있다.

◇모바일로 성공 다짐… ‘달빛조각사’ 흥행이 성패 갈라 = 업계에서는 엑스엘게임즈가 돈을 잘 못번다고 입을 모은다. 비슷한 규모와 창립 시기로 비교 대상이 됐던 크래프톤(구 블루홀)과 펄어비스 등은 각각 히트작을 출시하며 현재는 대형 게임업체로 성장했다. 두 회사 모두 온갖 어려움을 넘어 성공에 이른 만큼 엑스엘게임즈 역시 성공의 기회는 남아있다.

엑스엘게임즈는 녹록지 않은 개발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히트 게임의 부재라는 꼬리표가 붙은 채 차기작인 ‘달빛조각사’의 출시를 준비 중이다. 캐시카우인 아키에이지는 2013년 출시 이후 누적 글로벌 매출 4000억 원을 넘어서며 2017년 말 대만에 이어 올해는 동남아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최관호 대표 부임 이후 2017년과 2018년 연속 흑자를 달성하며 재무적으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달빛조각사는 송 대표의 첫 모바일 게임이라는 점에서 흥행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게임 산업은 출시하는 게임의 흥행 여부가 회사의 운명을 가를 정도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송 대표 개인적으로는 달빛조각사를 출시하게 되면 자신이 탄생시킨 IP인 ‘리니지M’, 넥슨이 올 가을 출시할 예정인 ‘바람의나라:연’과 정면 대결이 불가피하다.

엑스엘게임즈가 준비하고 있는 달빛조각사는 동명의 소설 ‘달빛조각사’를 원작으로 한 게임이다. 오픈월드 형태로 원작 속 방대한 세계관과 콘텐츠를 구현해 게이머가 소설 속 게임 로열로드 콘텐츠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최근 원작자인 남희성 작가가 58권을 끝으로 12년의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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